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금융 최고경영자(CEO)를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이는 금융권에서 유례가 없는 일로 윤종규 회장의 1위 탈환을 위한 각오가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KB금융은 2007년 은행권 사상 최대인 2조8천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리딩뱅크의 입지를 굳혔으나 최근 3년여 사이에는 신한은행에 1등자리를 내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 최종 후보 7명에는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비롯해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이병남 LG인화원장, 김중회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이 선임됐다.
특히 최 전 사장은 KB금융의 가장 큰 경쟁사인 신한금융의 경영자였고, 심지어 신한은행의 창립멤버이기까지 하다.
1974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재무부 사무관으로 재직했고, 1982년 신한은행에 합류해 국제부장, 뉴욕지점장, 종합기획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1999년 신한은행 부행장, 2001년 신한금융 부사장, 2003년 신한금융 사장을 역임했다.
이번에 선임된 후보 중 김유니스 교수와 박재하 부소장, 이병남 원장은 주주가 선임한 사외이사다. KB금융은 지난해 ‘KB사태’를 겪으며 사외이사 선임에 모든 주주들의 제안을 반영하는 ‘주주제안제’를 도입했다.
한편 KB금융은 지난 2월13일 제3차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주주와 헤드헌팅 2개 업체로부터 추천 받은 총 85명의 사외이사 예비후보에 대한 9인의 인선자문위원회 평가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사외이사후보 7인을 선정했다.
사외이사 후보는 자격검증 절차를 거친 후 결격 요건이 없으면 오는 27일 이사회를 거쳐 3월 정기주주총회에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