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시장에서 기업계열 카드사가 울상이다.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수는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은행계 카드사와의 격차도 따라 잡기 어려운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카드(대표 원기찬), 현대카드(대표 정태영), 롯데카드(대표 채정병) 등 기업계열의 지난해 체크카드 발급 수는 472만 장으로 집계됐다.
은행계 카드사인 신한카드(대표 위성호), KB국민카드(대표 김덕수), 하나카드(대표 정해붕), 우리카드(대표 유구현)가 6천102만 장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12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용금액 역시 기업계열은 2조3천411억 원, 은행계열은 66조8천378억 원으로 28배 이상 차이 났다.
특히 기업계열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 실적이 뒷걸음질을 치면서 은행계열과의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기업계열인 삼성카드의 경우 전년에 비해 발급 수는 26%, 이용금액은 9.1% 감소했다. 현대카드는 발급 수가 45.7%, 이용금액은 16.3%나 급감했고 롯데카드는 발급 수가 5.2% 줄어들었다.
반면 신한, KB국민, 우리카드는 이용금액이 크게 늘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영향으로 발급 수가 줄었지만 미미한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체크카드는 은행에서 통장계좌를 개설하면서 발급 받게 된다. 또한 계좌에 돈이 있어야 사용가능하기 때문에 주거래 은행 통장과 연결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은행발급 창구가 부족하다보니 기업계열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이뤄지고 있어 사실상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기업계열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열에 많이 뒤처졌고 많이 불리하다 해서 체크카드 분야를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여러 가지 상품을 개발·출시하고 있지만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 은행계열은 아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체크카드 발급 창구도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체크카드 25%룰’ 도입 제안이 있었지만 금융당국은 “은행 방카슈랑스와의 성격이 달라 특정 상품 의무판매는 시장질서 왜곡을 가져올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무산된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체크카드 발급 수는 1억875만 장으로 신용카드 발급 수 9천232만 장보다 앞섰고, 일일 평균 결제 금액은 3천120억 원으로 전년 2천320억 원보다 34.5% 증가했다.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체크카드 시장은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다.
일부에선 은행계열 체크카드와 차별성을 갖는 체크카드 상품 개발을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체크카드 수익성이 신용카드보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획기적인 상품이 출시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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