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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 은행권 '난감'...예대마진 더 축소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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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 은행권 '난감'...예대마진 더 축소되나?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5.03.13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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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연 1%대로 내림에 따라 은행권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2%에서 1.75%로 인하했다. 사상 최저치다. 지난해 8월과 10월 각각 0.25%씩 내린데 이어 다시 한 번 기준금리를 낮췄다.

은행권에서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은행은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게 돼 수익성 하락이 초래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의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되다보니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1개월 사이에 반영되는 반면,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추이에 따라 적용되는 시점이 2~3개월가량 걸린다. 예대마진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은행권으로선 기준금리 인하가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의 NIM은 전년대비 일제히 하락하며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어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의 NIM이 1.81%으로 그나마 높은 편이지만 전년대비로는 1.0%포인트나 떨어진 상태고, 신한은행(행장 서진원)과 하나은행(행장 김병호)도 0.02%포인트와 0.05%포인트 떨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것 자체가 은행에서는 이익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소리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라며 “저원가성예금 유치를 확대하고 예금과 대출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NIM 방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예대마진에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며 “저원가성예금 확대 외에 신탁, 펀드, 방카슈랑스 등 비이자 부문 이익 증대의 ‘고객기반 강화’ 영업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들은 수익의 90% 이상을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에서 나오는 이자수익에 의존하고 있는데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예대금리차는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2.20%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2.99%보다 0.79%나 떨어졌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하락폭은 1.50%포인트로 더욱 커진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이 수익성 하락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응방안을 가지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NIM 하락에 따라 은행이 수익성 보전을 하려면 해외 등에서 새로운 사업을 찾아 비이자이익 수익을 높여야 하는데 금융 산업 특성상 진입 장벽이 있다 보니 당장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익성 하락을 방어할 단기적 대응책이 없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서는 신한·우리·하나 등 주요 대형 은행들 모두 마찬가지 입장을 보였다.

한편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에서 1년제 기준 연2%대의 예·적금 상품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지난 1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예금과 적금 금리를 0.1%포인트씩 인하했고, 국민은행도 지난달 27일 적금 상품 26종의 금리를 0.1%포인트 낮추며 1%대 상품을 내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이미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있었고 이미 시장에 반영이 일부 된 상황”이라며 “추가 인하에 대한 부분은 시장 상황을 봐서 예금금리 인하 여부와 폭, 시기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조만간 은행별 금리조정회의 등을 통해 예적금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2011년 이후부터 기준금리와 순이자마진이 같이 가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졌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준금리가 내려간 이상 은행의 수익성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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