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에 힘을 기울여온 광동제약의 최성원 부회장이 몸집을 키우기 위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다수 사업권 획득을 통해 매출을 크게 늘린데 이어 최근에는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업체를 인수하며 단숨에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이플랫폼(대표 이우석)을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5천억 원 이상이다. 광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이 5천223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단순계산 상으로는 연 매출 1조 원을 훌쩍 넘게 된다.
다만 코리아이플랫폼의 전체 매출 가운데 20% 이상을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 등 코오롱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매출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두 회사의 매출액은 8천~9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1조 원 돌파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곳은 지난해 첫 기록을 세운 유한양행이 유일하다.
광동제약은 MRO사업 진출을 통해 외형확대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기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태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광동제약에 대해 "경기 영향을 받는 기존의 B2C 중심에서 경기 영향을 덜 받는 B2B 영역으로 범위가 확대되면서 사업안정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부가적으로 생수사업(삼다수)과 관련된 잠재적인 미래 변동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광동제약은 지난해 의약품 매출 비중이 27%인 반면, 식품 의존도는 69.2%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2012년 제주 삼다수 전국 소매유통 판권을 확보하면서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삼다수는 연간 1천억 원 이상 팔리는 광동제약의 캐시카우 중 하나다.
문제는 삼다수 유통 계약기간이 2017년 만료될 예정인데 제주개발공사와 계약연장 또는 재계약이 성사될 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광동제약로서는 고민스러운 상황이다.
최 부회장은 식품에 쏠린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B2B시장 진출이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평가된다.
광동제약은 지난달 16일 이사회를 열어 코리아이플랫폼 지분 56%를 약 407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약 한 달만에 잔금을 모두 치르고 지난 3월17일 광동제약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코리아이플랫폼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총 자산규모가 1천400억 원, 자기자본은 404억 원 정도다.
코리아이플랫폼의 중국 현지법인(연태청정상무유한공사, 소주가륭애매낙상무유한공사)과 광동제약의 중국법인(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간에 시너지효과도 예상된다.
코리아이플랫폼은 중국에서 구매대행을 통해 2012년 268억 원, 2013년 379억 원의 매출을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연변에서 한약재농축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광동제약 현지법인도 매출액이 2013년 66억5천만 원에서 지난해 71억3천만 원으로 증가하며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로써의 색깔이 옅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창업 2세인 최성원 부회장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있다.
최 부회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2020 트리플1'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올해는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보다 12% 성장한 5천840억 원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2013년에 '2020년 기업가치 1조 원, 매출액 1조 원, 영업이익률 10%의 휴먼 헬스케어 브랜드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사업다각화에 치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