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시중은행 중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 계열의 하나은행(행장 김병호)과 KEB외환은행(행장 김한조) 만이 지난해 정규직 직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외환‧기업 등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6개 대형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지난해 정규직을 일제히 늘렸다.
반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정규직 수가 7천556명으로 전년보다 148명, 비율로는 1.9% 감소했다. 외환은행은 382명(7.0%)을 줄여 감소폭이 더욱 컸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해 12월 신용카드 사업부문이 분사해 하나SK카드와 통합해 하나카드(사장 정해붕)로 출범함에 따라 직원수가 줄어든 영향이 있지만, 이를 제하더라도 3.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카드로 자리를 옮긴 외환은행 카드부문 정규직은 181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외환은행 정규직에 이를 더하더라도 5천257명으로 전년보다 201명이 적다.
통상 통합을 앞둔 기업들은 사전에 인원 감축을 하기 마련인데, 하나·외환은행은 노조와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자연감소분을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외환은행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았고, 하나은행은 118명으로 신한은행(행장 조용병) 590명, 국민은행(행장 윤종규) 355명, 우리은행(행장 이광구) 500명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명예퇴직 등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실시하지 않았다.
올해도 신규채용 계획을 확정하지는 못했으나 지난해 수준의 채용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올 초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후 처우를 놓고 노조와 갈등을 빚었던 점도 채용일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조기 통합과 무관하게 공채규모가 타행대비 작았던 점이 정규직 감소의 주요인”이라며 “베이비붐 세대가 많아 정년퇴직과 임금피크제 대상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 측도 “신규채용이 없었고 카드부문 직원이 하나카드로 옮겨간 탓에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무기계약직 4천100명을 정식 채용하며 정규직이 25%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도 소폭이나마 정규직을 늘렸다..
한편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제3차 금용회 자리에서 시중은행장들을 만나 청년층 일자리 창출에 힘쓸 것을 당부했고, 대부분의 대형 은행들은 올해 신규채용 규모를 지난해의 배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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