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사들이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회장 권오준)는 고강도 후판제품 E40에 세계 최초로 취성균열정지인성(BCA) 보증을 획득하고 올해 2월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공급하고 있다. BCA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선급협회가 깨짐을 견디는 성질이 우수한 강재를 보증해준다. E40은 포스코가 고유기술을 토대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제품으로, 항복강도가 40kg급이며 최대 두께가 10cm에 달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E40은 자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월드프리미엄 제품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적용하고 있다"며 "약 반세기에 달하는 기간 동안 쌓은 생산 노하우와 탁월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포항·광양의 양 제철소와 솔루션센터, 기술연구소 등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요구를 선도하는 월드프리미엄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40은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1만9천200TEU 규모의 컨테이너선 갑판 최상단에 사용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7월 스위스 선사인 MSC가 장기용선키로한 1만9천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했는데 올해 1월 첫 호선을 인도한 바 있다. 1만9천TEU는 20피트(길이 6m) 컨테이너를 1만9천개 실을 수 있는 규모다. 포스코는 조선업체에 공급하는 BCA 보증 강재량이 올해 약 3천톤에서 오는 2017년 1만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대표 우유철·강학서)은 아예 사업부문에 고부가강 카테고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는 2010년 말 당진 일관제철소를 준공한 뒤 해양구조 및 에너지용 강재를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나 나이지리아에서 진행된 부유식 원유 생산설비(FPU)나 부유시 원유 생산 저장 및 하역 설비(FPSO) 등 글로벌 대형 프로젝트에 현대제철의 극저은과 강력한 외부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강재가 공급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에만 고부가강 194만톤을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증가했다.
오는 7월 현대제철에 흡수합병될 예정인 현대하이스코(대표 박봉진)도 차량 경량화 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핫스탬핑·TWB·하이드로포밍 등 차량 경량화제품을 연구개발해왔는데 최근에는 핫스탬핑 공법에 집중하고 있다.
핫스탬핑 공법은 철강소재를 가열한 뒤 특수 제작한 프레스로 성형과 동시에 급랭시켜 기존 제품보다 3배 이상 고강도 부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울산 등지에 핫스탬핑 설비 4기를 보유했는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2기를 추가해 총 16기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중국 톈진공장(2기)에 272억 원을 투입했고, 올해 예산 1~2공장에 10기를 도입하는데 2천373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전체 투자규모가 2천600억 원이 넘는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핫스탬핑 제품 생산능력이 대략 2천100만 매 정도인데 오는 9월 예산 경량화 1공장이 완공되면 2천800만 매로 늘어난다"며 "올해 말 제2 경량화공장이 완공되면 내년부터는 총 3천500만 매 이상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차량경량화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동국제강(회장 장세주)도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럭스틸'을 앞세우고 있다. 럭스틸(Luxteel)은 '럭셔리'와 '스틸'의 합성어다.
동국제강은 2011년 럭스틸 브랜드를 도입해 2013년 4만7천톤을 판매했고 지난해 7만 톤 가량으로 실적을 개선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30% 이상 증가한 9만톤 정도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디자인팀을 두고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색상과 30여종의 디자인 패턴을 럭스틸로 구현했다. 지난해 럭스틸은 광화문 D타워, 가전사 R&D센터, 수원 대형 쇼핑몰과 비지니스 호텔 등 100곳 이상의 현장에 납품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보수적인 철강 영업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공격적인 마케팅과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 전략으로 제품을 차별화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