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탄소배출권거래제도가 시행되면서 정부의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자 국내 주요 철강사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들은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대로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 10곳의 지난해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억58만 톤으로 2013년 9천540만톤에 비해 5.4% 증가했다.
조사 대상은 포스코(회장 권오준)와 현대제철(부회장 우유철), 동국제강(회장 장세주), 세아베스틸(부회장 이승휘), 동부제철(대표 김창수), 세아창원특수강(대표 이승휘), 한국철강(대표 장세홍), 대한제강(대표 오치훈), 세아제강(회장 이순형), 현대하이스코(대표 박봉진) 등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것은 업계 1~2위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281만톤, 259만톤 증가했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가 7천579만톤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제철이 1천880만톤으로 2위를 차지했다.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동부제철도 100만톤이 넘었다. 세아창원특수강과 한국철강, 대한제강, 세아제강도 온실가스를 10만톤 이상 배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것에 대해 "2013년보다 지난해 조강생산량이 약 3.3%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1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회사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였다. 현대제철은 1천621만톤에서 1천880만톤으로 16% 증가했다. 세아베스틸이 12.1%, 현대하이스코는 11.4% 증가율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013년 제3고로 완공으로 지난해 본격적으로 조강생산량이 늘어났다"며 "현대하이스코도 특수강 공장 가동 등으로 지난해 생산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최근 1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량을 가장 많이 줄인 회사는 동국제강으로 179만톤에서 155만톤으로 13.4% 감소했다. 이유는 2013년에 비해 철강 생산량이 873만톤에서 820만톤으로 크게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동국제강은 1년새 제강 29만톤과 압연 24만톤이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는 그동안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관리제가 아니라 탄소배출권거래제로 대부분의 기업이 간 상태"라고 말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정부가 지정한 양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한 기업은 남는 양을 판매하고, 허용량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초과한 만큼 배출권을 구입하는 방식이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철강사들은 허용량이 너무 적다며, 초과분을 구입하려면 많게는 수천억 원에서 1조 원까지 소요될 것이라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탄소배출권거래제도가 시행됐지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업계가 목소리를 내도 정부에선 요지부동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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