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기준 상위 15개의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이 한국증권금융에서 받는 예탁금 이용료율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은 ‘예금 금리’와 같은 개념이다. 3개월마다 일평균 잔고를 기준으로 이용료율만큼 이자가 제공된다.
예를 들어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이 1%라면 100만 원의 잔고가 있을 때 1만 원의 이용료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용료율이 하락하면 고객이 받는 이용료는 줄어들게 된다.
문제는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이 운용수익률보다 낮다는 것. 고객 예탁금은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에 맡겨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에 받는 예탁금 이용료율은 2~3%대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중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으로 1.03%였다.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 변재상), 교보증권(대표 김해준)은 1%의 이용료율을 보였다.
대신증권(대표 나재철), HMC투자증권(대표 김흥제), KDB대우증권(대표 홍성국), 삼성증권(대표 윤용암), 신영증권(대표 원종석), 현대증권(대표 윤경은),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 하나대투증권(대표 장승철)이 1% 미만의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기록했고 한화투자증권(대표 주진형)과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 황웨이청)은 가장 낮은 0.55%를 나타냈다.
증권사 관계자는 “같은 곳에서 운용하지만 각 사별로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이 차이 나는 이유는 회사마다 투입비용(예금자보험료, 감독분담금, 인건비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며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을 제외한 11개 증권사의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이 0.18~0.25%포인트 하락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지난 3월12일 기준금리가 2.00%에서 1.75%로 하락하고 난 뒤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를 0.18%포인트 떨어뜨려 같은 달 30일부터 적용시켰다.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도 기준금리 인하 후 0.25%포인트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췄다.
NH투자증권, 교보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 증권은 7월 중반 6월11일 1.50%로 떨어진 기준금리를 반영해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출 예정이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반영한다는 증권사의 목소리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실제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은 2013년 금융투자협회의 관련 규정 개정에 따라 2014년 1월1일 적용 이용료율을 올리고 난 뒤 1년이 넘게 이용료율을 유지했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는 1%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해 받은 고객예탁금 이용료율은 3월말 기준 2.25%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이용료율과 1%포인트 넘게 차이 났다. 고객이 맡긴 예탁금 수익을 고객에게 절반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고객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은 증권사 고유권한으로 들어가는 비용 등을 반영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손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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