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권오현·윤부근·신종균)가 중국 현지법인의 재무를 관리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왜 지금 재무관리 전담조직이 필요한지, 중국 금융당국이 허가를 내줄 지, 또 얼마나 활용도가 높을지 등이 관심사다.
27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삼성재무공사를 설립하기 위해 중국의 은행감독관리위원회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며 "이르면 올해 안으로 설립 허가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알려진 것과 달리 중국삼성재무공사를 현지 계열사 전문은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금융거래가 일부 법인에 한정된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중국삼성재무공사는) TV, 가전, 휴대폰 등 세트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법인만을 대상으로 한다"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부품 제조 및 판매사는 중국 법에 의해 법인간 결제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계열사에 대해 재무공사는 여.수신도 일정부분 가능할 예정이다.
재무공사는 중국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집단이 산하 법인 자금을 관리하고 재무관리 및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국내에선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결합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지만, 중국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설립 허가만 받으면 재무공사를 설립하는 게 어렵지 않다고 한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 재무공사를 설립한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현지에 단독으로 재무공사를 설립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내 재무공사는 170여개 정도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중국사업에서 부침을 겪으면서 현지법인 운영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사업에서 영 재미를 못봤다. 영업실적을 공개한 주요 법인 7개의 매출액은 2013년 83조 원에서 지난해 64조 원으로 2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순이익도 2조6천억 원에서 1조8천억 원으로 32.2% 줄었다.
삼성전자 산하 중국 현지법인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총 31개사. 이 중 삼성전자가 채무보증을 선 곳은 중국내 전자제품 판매법인인 SCIC 한 곳 뿐이다. SCIC는 삼성전자의 보증을 담보로 HSBC 등으로 부터 최대 2천210억 원까지 빌릴 수 있다.
그 외 중국 후이저후의 전자제품 생산법인(SEHZ) 등 30개 현지법인은 채권 및 채무현황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재무공사를 설립하면 현지법인들이 보유한 자금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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