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가운데 이번 주부터 공개되는 주요 계열사의 2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서로의 경영능력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 측은 일본 롯데의 경영실적 악화를 신동주 전 부회장의 해임사유로 들고 있는 반면, 반대편에서는 롯데그룹이 중국에서 1조 원대 적자를 낸 것 때문에 신격호 총괄회장이 마음을 돌렸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오는 7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줄줄이 실적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경기침체와 메르스사태로 실적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 같은 악재 속에서 시장의 예상을 얼마나 뛰어넘었을지가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그룹 7개 상장사 중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제시된 계열사는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대표 이동우),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재혁), 롯데제과(대표 김용수.신동빈), 롯데푸드(대표 이영호) 등 5개사다.
이들 5개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9조1천47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메르스사태로 유통가에 비상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매출이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수익성에서는 출혈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예상된다. 5개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약 8천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9%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의 실적은 NH투자, 키움, 신한투자 등 3개 증권사의 2분기 전망치를 평균해서 얻었고, 나머지 4개사는 KDB대우와 삼성, 한국투자, 신영, KB투자 등 8개 증권사의 전망치를 평균한 값이다.
매출은 5개사 모두 늘었다. 영업이익은 롯데쇼핑과 롯데푸드 2곳이 감소한 반면, 나머지 3개사는 증가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롯데쇼핑(대표 신격호.이인원.이원준)의 경우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5천30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천518억 원에 비해 18.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사태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3.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롯데푸드 역시 매출은 4.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3.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원재료인 돈육 가격 인상 등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388억 원에서 올해 373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3사 모두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하는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매출은 3.9% 늘고, 영업이익은 38.5%나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롯데칠성음료는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17.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롯데제과도 영업이익이 11.5%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다른 계열사들이 선전을 한 가운데 롯데쇼핑이 얼마나 부진을 최소화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특히 중국사업을 비중있게 진행해왔는데 수년간 적자상태다. 중국 관련 매출액은 2013년 1조5천억 원에서 지난해 1조2천억 원대로 17% 감소했다. 순손실액은 1천800억 원에서 5천500억 원으로 확대됐다.
롯데쇼핑은 중국내 할인점포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적자 축소에 나서고 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외사업만 보면 지난해 1천500억 원대에서 올해는 2천억 원대 초반으로 영업손실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외 산둥성 점포폐쇄 조치 등에 따른 영업외손실 수백억 원이 추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영업손실이 커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추가 악재만 없다면 실적 반등의 가능성이 있지만, 그 시기가 언제일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호텔롯데(대표 신격호.송용덕.이홍균.박동기)와 롯데알미늄(대표 김영순), 롯데관광개발(대표 김기병.백현)은 이르면 내주 중으로 반기보고서를 통해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