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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매출 200조 글로벌 기업 꿈' 형제의 난에 쓸려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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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매출 200조 글로벌 기업 꿈' 형제의 난에 쓸려가나?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5.08.06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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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오는 2018년 매출 2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아시아 톱10 글로벌 기업’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의 와중에도 지난 4일 롯데 오산연수원을 방문해 신입사원들에게 “(이번 사태는) 국내에서 성장한 롯데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겪는 진통과정”이라며 줄곧 꿈꿔온 글로벌 기업의 꿈을 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롯데그룹의 해외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면 이 같은 목표 달성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부터 한국 롯데를 이끌어온 신 회장은 당시 23조 원에 불과했던 그룹 매출을 10년 새 83조 원으로 4배 가량 늘렸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비전 2018'을 달성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왔다.

신 회장은 지난 2009년 롯데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며 2018년까지 ‘매출 200조 원 돌파,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 도약’을 목표로 잡았다. 단순히 외형을 늘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내수위주의 그룹에서 탈피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신 회장은 비전 달성을 위해 롯데백화점, 슈퍼, 홈쇼핑, 면세점 등 여러 유통채널을 해외로 확장하고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등도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로 선출된 이후 가장 먼저 한국‧일본롯데 공동 출자로 태국 롯데면세점을 내기로 결정한 것도 ‘2018년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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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글로벌 실적은 매출 7조1천억 원, 당기순손실 6천50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5.7% 감소했으며, 손실 규모는 2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초기투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손실이 크게 늘어났다. 

올해 1분기는 매출이 1조6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1% 감소했지만, 순손실을 647억 원에서 315억 원으로 크게 줄였다.

올들어 수익성을 회복해 가던 상황에서 ‘오너 리스크’라는 또 다른 암초에 부딪치는 바람에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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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별로 살펴보면 롯데쇼핑(대표 이원준)의 부진이 가장 뼈아팠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5천600억 원 가까이 냈으며, 올해 1분기 역시 374억 원을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와 홍콩에 있는 롯데마트가 부진한 성적을 낸 것이 손실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다만 올해 1분기 중국 롯데마트 법인의 적자 규모가 줄어들면서 총 순손실도 감소했다.

매출에서는 롯데케미칼(대표 허수영)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롯데케미칼은 중국, 파키스탄, 영국 등에서 지난해 매출 4조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역시 8천 억 원으로 주요 계열사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순손실 800억 원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으나, 올해 1분기에는 31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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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의 핵심 식품 계열사로 꼽히는 롯데제과(대표 김용수)는 지난해부터 상황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롯데제과는 1990년 중국, 2007년 러시아‧인도‧베트남에 진출해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27억 원으로 흑자 전환한 이후 올해 1분기에만 43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여전히 중국에서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2013년 진출한 카자흐스탄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재혁)는 지난해 진출한 미얀마에서 시설 투자 등 초기 투자로 인해 올해 1분기 순손실 15억 원을 냈지만 중국에서 적자 규모를 점차 줄여나가는 중이다.

이외에도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맡고 있는 호텔롯데(대표 송용덕)도 점포 외형을 확대하면서 매출은 2013년 303억 원에서 지난해 673억 원으로 122.1% 증가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순손실은 214억 원에서 396억 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롯데그룹이 국내에서 추진하고 있던 기업공개도 무기한 연기되고 면세점 사업 승인에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그룹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국민들과 전 임직원 및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스럽다”며 “계열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빠르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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