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내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외국계 제약사들이 주름잡던 보건당국의 임상시험 승인건수에서 국내 제약사들의 순위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종근당(대표 김영주)이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한미약품(대표 이관순)과 일동제약(대표 이정치·정연진·윤웅섭)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시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9월16일까지 90여개 제약사가 승인 받은 임상시험은 총 30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95건에 비해 2.4% 증가한 수치다.
올해 임상시험을 가장 많이 승인받은 제약사는 종근당으로 2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승인건수가 가장 많았던 한국노바티스(18건)보다 8건이나 더 많다.
종근당은 지난해 임상 1상만 9건 승인받았는데, 올해는 1상이 19건이고 2~3상 임상시험도 7건이나 포함됐다. 올 들어 한 달에 2~3건씩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셈이다.
종근당은 고혈압 복합제 'CKD-330',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11101', 고지혈증 복합제 'CKD-391'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기관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종근당은 지난 3월부터 김영주 사장 체제가 된 이후 신약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김영주 사장은 릴리와 머크를 거친 마케팅 전문가로 종근당을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영입됐다.
한미약품과 한국얀센이 각각 17건의 임상시험을 승인받아 공동 2위에 올랐다.
한미약품은 발기부전과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HCP1303'의 3상 시험과, 2번째 기술수출에 성공한 폐암치료제 'HM61713정'의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HM61713정은 표적항암제로 다국적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7억3천만 달러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얀센(대표 김옥연)은 건선치료제 '우스테키누맙주사'과 '구셀쿠맙' 등의 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특히 한국얀센은 전체 승인건수 17건 중 15건이 2~3상 시험이어서 눈길을 끈다.
4위는 한국노바티스(15건), 5위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10건)가 차지했다. 한국MSD와 일동제약 한국로슈는 공동 6위에 올랐다.
CJ헬스케어와 보령제약 한국릴리가 각 8건으로 공동 9위, 한국애브비는 7건으로 12위,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와 바이엘코리아 대웅제약 LG생명과학 한국BMS제약이 각 6건으로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안트로젠은 각각 5건, 제일약품과 유한양행은 각각 4건으로 집계됐다.
상위권을 형성한 22개사 중 국내 제약사는 10곳이다. 한미약품과 종근당을 비롯해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리고 있어 앞으로는 그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미약품과 종근당, 녹십자(대표 허은철·조순태), 동아ST(대표 박찬일) 등은 연구개발에 매년 100억 원 이상 투자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 946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4% 증가했다. 종근당도 올 상반기 409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보다 33.2% 늘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