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에 취약한 액티브X 방식의 본인인증이 불가능해 더이상 기존 방법대로 인터넷뱅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들이 서둘러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도록 홈페이지 등을 정비하고 나섰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의 최신 브라우저에서 인터넷뱅킹 가능여부를 살펴본 결과, '엣지'에서 뱅킹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NH농협, 우리, 신한 등 3개 은행은 연말까지 보안솔루션을 새로 도입해 '엣지' 브라우저 사용자도 인터넷뱅킹을 할 수 있도록 뱅킹환경을 재조성할 계획이다.
은행 보안부에 비상이 걸린 것은 최신 브라우저에 단기간 내 대응하기 어려운데 있다. 지난 7월 말 출시된 MS의 '윈도우10'은 이전과 달리 인터넷익스플로러(IE)11와 엣지 두개 브라우저로 구성됐다.

IE11에서는 기존처럼 액티브X를 통해 본인인증이 가능하지만 엣지는 그렇지 않아 은행별로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도록 보안솔루션을 재정비해야 한다. 엣지의 경우 PC 뿐 아니라 모바일, 태블릿 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디지털기기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에선 하루빨리 엣지에서도 인터넷뱅킹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과 아직 전산망이 통합되지 않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엣지 브라우저에서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금융서비스가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보안카드보다 보안성이 높은 OTP(일회용 패스워드 생성기)를 갖고 있는 고객에 한해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아직까진 단순 조회 정도만 이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홈페이지 전면에 있는 오픈뱅킹을 눌러야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다. 이마저도 현재로선 조회, 이체 등 단순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가령 PC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내보내거나 조회화면을 출력할 때 계좌번호를 노출시키지 않도록 마스킹하는 등 부가서비스는 연말쯤 지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한국인의 90% 가량이 MS를 이용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깔리는 '인터넷익스플로러(IE)11'에선 액티브X가 지원되기 때문에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인터넷뱅킹을 할 수 있다"며 "문제는 액티브X가 지원되지 않는 '엣지' 브라우저인데 자행은 국내 최초로 웹표준(HTML5) 기반의 공인인증 방식을 도입해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9월 중으로 액티브X처럼 사용되는 '넷스케이프 플러그인(NP) API'의 지원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9월1일이 되자마자 최신 버전으로 지원을 중단하면서 미처 대응하지 못한 은행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KB국민은행만 9월1일부터 웹표준 방식의 인터넷뱅킹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구글이 내놓은 최신 버전인 '크롬'에 대해서는 6개 은행들이 기민하게 대응해 문제를 해결했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크롬의 최신 버전에서도 인터넷뱅킹이 될 수 있도록 솔루션을 도입했지만 적용에 앞서 몇가지 점검할 사항이 생겼다"며 "현재 개인뱅킹은 되지만 기업뱅킹은 오는 20일 가능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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