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기어와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대표 장동현)이 '웨어러블' 가입자 유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전체 웨어러블 가입자의 90% 가까이를 SK텔레콤이 차지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독과점 체제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SK텔레콤 측은 경쟁사보다 웨어러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데 따른 공정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무선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8월까지 총 23만5천537개의 웨어러블 회선을 모집했다. 국내 전체 웨어러블 회선 27만3천560개 가운데 86.1%를 차지하는 숫자다.

이에 비해 KT(회장 황창규)는 2만3천756 회선, LG유플러스(부회장 이상철)는 1만4천267개 회선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시장 초기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SK텔레콤의 독주가 심상치 않다.
웨어러블 시장에 공을 들이는 SK텔레콤은 통신 3사 중 가장 다양한 웨어러블 전용 요금제를 가지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T 아웃도어'와 어린이 전용 요금제인 'T 키즈' 그리고 반려견 웨어러블 단말기를 위한 'T pet 요금제'까지 총 3개다.
그 중 지난해 11월 출시한 'T아웃도어' 요금제는 8월까지 가입자 20만 명을 유치하며 SK텔레콤의 웨어러블 가입 실적을 주도하고 있다.
게다가 T아웃도어(단독) 요금제는 월 1만 원 정액요금에 음성 50분과 문자메시지·데이터는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 비슷한 요금제인 KT '웨어러블(wearable) 요금제'와 LG유플러스 'LTE 웨어러블(wearable)'보다 기본 제공량이 더 많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기어S2 밴드'에 공시 지원금을 얹어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 와이파이 모델로만 출시하는 경쟁사와 달리 통신 모듈이 내장돼 웨어러블 기기임에도 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경쟁사들은 웨어러블 시장에 아직까지 주력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웨어러블 시장에 전력을 투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지난해 4월 LG유플러스는 LG전자 스마트 워치 '어베인 LTE'를 단독으로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LTE 웨어러블 전용 요금제도 출시했지만 지원되는 단말기도 적어 가입자 유치에는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경쟁사 관계자는 "우리도 웨어러블 요금제가 있지만 대리점이나 시장 반응이 생각보다 뜨겁지 않아 웨어러블 부문은 주력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단 기존 유·무선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웨어러블 시장 자체가 전체 이통시장 대비 규모가 크지 않아 현 가입자 통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시장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통신사가 초반에 가입자를 가져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웨어러블 기기의 수요는 아직까지 많다고는 볼 수 없다"면서 "시장 규모가 좀 더 커진다면 이통 시장에 이어 웨어러블 시장에서도 통신 3사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