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가 리딩뱅크 탈환을 외치고 있지만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와 순이익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연초만 해도 신한금융을 따라잡는 듯했으나 2분기 이후 다시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B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이 1조3천51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조1천977억 원) 대비 12.9% 증가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같은 기간 순이익 1조9천631억 원을 벌어들인 것에 비하면 6천억 원 가량 뒤쳐지는 성적이다.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1조7천680억 원)에 비해 순이익이 11% 늘었다.

KB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만해도 6천132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신한금융(5천921억 원)보다 211억 원 앞섰다. KB국민카드 합병 관련 법인세를 환급(1천803억원)받은 일회성요인이 반영되면서 신한금융을 앞서게 된 것. 2009년 1분기 이후 6년여(24분기) 만의 역전이었다.
하지만 올해 2분기에는 KB금융(3천396억 원)이 신한금융(6천921억 원)에 다시 1위 자리를 내어줬다.
3분기에도 KB금융(4천71억 원)은 신한금융(6천790억 원)에 밀리면서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2분기(누적) KB금융이 신한금융에 3천억 원 가량 뒤처졌지만 3분기(누적)에는 6천억 원대로 격차가 벌어졌다. 3분기 KB금융그룹 재무제표상 기타영업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포스코 주가하락으로 자산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에 미달되면서 감액손실이 반영됐다.
신한금융은 시중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 감소가 불가피했지만 대손충당금의 감소와 계열사 이익 다변화 등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자평했다.
KB금융의 3분기 NIM(순이자마진)은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1.88%에 그쳤다. 이는 신한금융(1.97%) 보다 낮은 수준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연초 "신한금융을 제치고 국내 1위 리딩뱅크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리딩뱅크 경쟁에서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한 모양새다.
KB금융은 순이익 계열사 비중도 은행부문이 67%로 은행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라이벌인 신한금융지주(은행부문 59%)와 차이를 보인다.
KB손해보험의 계열사 편입으로 그나마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받는 요인이다.
KB금융은 올해 6월 KB손해보험(옛 LIG손보)을 끌어안으면서 비은행 부문이 지난해 3분기 29%에서 올해 33%로 확대됐다.
KB금융은 지난해 ‘KB사태’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1년여만에 지배구조 이슈를 마무리 짓고 안정화 단계로 접어든 상태다. 수익포트폴리오 다변화 정책으로 수익 개선에 대한 기대도 모아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신한금융을 따라잡으려면 더 큰 수익원을 확보해야한다는 평가다.
KB금융이 연내 대우증권 인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대우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간 1천928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앞선 지난 9월 임종룡 위원장과 만나 “대우증권을 꼭 사겠다”며 매각 성사 의지도 밝힌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B금융그룹이 2년 3개월만에 사장직을 부활한 것도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옥찬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을 내정해 11월 중 취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TF(테스크포스팀) 구성에 나섰다.
금융업계 전문가들도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비은행부문 확대가 답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캐피탈과 손보사 인수를 마무리했지만 이익 체력이 올라선 것은 아니다”며 “경영지배구조 안정에 이어 비은행 부문확대를 견고하게 보여주면 이익 체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보통주 자본 비율이 13.93%로 높아 자본 여력은 크기 때문에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9월 말 기준 건전성 지표인 BIS 자기자본비율은 KB금융이 13.82%로 신한금융(13.2%)보다 높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