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이 중국 수요 감소로 3분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아자동차(대표 이형근·박한우)는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RV 모델의 신차효과에 힘입어 예상 밖의 실적을 거뒀다.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윤갑한)와 현대모비스(대표 정명철)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을 늘렸지만, 영업이익은 이를 따르지 못했다.

기아차의 상승세는 1차적으로 RV 부문 신차들의 글로벌 시장 출시에서 비롯됐다. 기아차의 최대 판매시장인 북미에서는 카니발과 쏘렌토의 출시로 올해 3분기 전년 동기대비 11.5% 증가한 16만5천여 대를 판매했다. 유럽에서도 신형 스포티지와 소형 SUV KX3의 신차효과덕에 전년 동기대비 8.2% 늘었다.
내수시장에서도 3분기에만 신형 K5와 신형 스포티지가 연달아 출시하면서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중국시장의 부진이 그대로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 실적에서 중국 비중이 23%에 달하는 현대차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판매대수가 112만7천여 대로 전년 동기대비 11.4%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 실적을 따라가는 현대모비스 역시 러시아와 중국 시장의 완성차 물량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현대모비스의 3분기 글로벌 매출은 약 52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8.7% 줄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매출이 19억8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3.7%나 폭락했다.
다만 최근 중국 내 완성차 정책이 완성차 업체들에 호의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중국정부가 경기부양 정책 중 하나로 지난 1일부터 배기량 1,600cc 이하 소형차 구매 시 자동차 구매 세율을 10%에서 5%로 인하하면서 완성차 판매 증가를 기대해볼 수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배기량 1600cc 이하 소형차 판매비중은 60% 이상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시장에 출시한 신형 쏘나타와 투싼에 1.6 터보 모델을 추가한 바 있고 기아차는 KX3와 K4에 1.6 터보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올해 11월 출시예정인 신형 K5와 내년에 출시하는 신형 스포티지도 모두 1.6 모델을 내놓는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도 지난 22일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구매세 인하로 중국 시장에서 1.6리터 터보 엔진 차종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구매세 인하와 판매 회복세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부품 판매비중이 높은 현대모비스의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신차 효과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현대모비스의 사업 부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모듈 부문의 수익성이 살아나 3분기보다는 개선된 실적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는 평가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현대기아차 신차 출시가 확대되고 선진국 경기 호조와 중국의 구매세 인하 효과에 따른 수요 개선으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9.5% 증가할 전망"이라며 "2017년 이후의 안전 및 연비 규제 강화로 현대모비스의 스마트카,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 매출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장기적인 그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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