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부터 문제가 제기됐던 기아자동차 '올 뉴 쏘렌토'의 녹시트 문제가 결국 소송전으로 이어지게 됐다.
소비자들은 프레임 일부만 녹을 제거하고 방청 작업을 해 부식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문제제기했고 결국 지난 달 30일 1차 소송인단 192명이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
이달 중순까지 2차 소송인단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손해배상규모는 녹 발생 시트교환 비용과 차량가치 하락분을 포함해 1인 당 약 500만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송을 준비하는 법무법인 새빛 박지혁 변호사는 "이번 소송은 제조상 결함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물이 많아 승소를 기대해 본다"면서 "소송의사를 밝힌 소비자만 3천 명에 이르는만큼 소송단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쏘렌토 녹시트' 문제는 쏘렌토의 2열 시트를 지지하는 철제 프레임을 중심으로 녹이 발생한 것으로 구입한 지 1년 미만의 신차에서 집중적으로 발생돼 문제가 불거졌다. 기아차가 지난 9월 말부터 녹제거 및 추가방청을 실시하고 있다.
◆ 쏘렌토 차주들 방청작업 불만
소송에 참여한 쏘렌토 차주들은 현재 기아차에서 제공하고 있는 녹제거 및 추가 방청작업이 부식 발생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문제가 된 2열시트 중 하단 일부만 수세미와 방청유로 녹을 닦는 수준이어서 재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입한 지 1년도 지나지 않은 신차에서 녹이 발생했지만 사전에 고객에게 고지하지도 않았고 시트 프레임의 보관 및 관리과정에도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기아차 "무상점검은 현 절차대로", 리콜 가능성은 희박
하지만 소송단의 바램대로 녹이 발생한 차량의 차주에 대한 대대적인 보상과 강력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미지수다.
과거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도 비슷한 사례는 여럿 있었다. 그 중에서도 2012년에 발생했던 BMW 1·3시리즈 시트 지지대에서 발생한 녹 발생 현상이 대표적이다.
당시 1시리즈와 3시리즈 일부 차량 앞좌석 시트 프레임에서 녹이 발생해 당시 BMW코리아는 해당차종 5천여 대에 대해 추가방청작업 및 시트프레임 보증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렸다. 방청작업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경우 새 제품으로 교체해주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시트 교체로 결정이 된다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교체비용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교체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인 '리콜' 가능성은 더 희박하다. 리콜은 차량 내 중대하자 발생 시 내려지는데 녹시트는 엔진이나 조향장치 등 차량 운행 및 안전에 지장을 주는 하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현 무상점검 및 추가방청이 최선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한편 기아차는 이번 소송에 대해 제조사 차원의 입장 표명은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현 방청 작업도 적합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절차에 의해 무상점검 캠페인을 실시하는만큼 이번 소송제기에 대한 제조사 차원의 입장표명은 없다"면서 "각 센터에서 실시하는 녹 제거 및 추가 방청작업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