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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해외' vs. 현대제철 '국내'...자동차강판설비 확충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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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해외' vs. 현대제철 '국내'...자동차강판설비 확충 '치열'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5.11.27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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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표이사 권오준)와 현대제철(대표이사 우유철)이 내년에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자동차강판 사업에 힘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국내 최대 수요처인 현대기아차그룹을 등에 업은 현대제철이 국내 설비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는 반면, 포스코는 해외생산기지 가동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기업과의 거래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는 인도 마하라쉬트라 냉연공장이 내년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지난 2014년 착공한 태국 CGL(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공장)도 내년 6월 준공돼 차강판 생산능력이 900만톤을 넘기게 된다.

포스코는 올해 차강판을 850만톤 가량 판매했는데 이를 2017년까지 1천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연산 180만톤 규모의 인도 공장과 45만톤 규모의 태국공장에 이어 광양 No.7CGL이 완공되고 태국과 중국 등에 추가 설비투자가 완료되는 2017년에 전세계 자동차강판 사용물량의 10%이상을 차지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비해 현대제철은 국내에서 꾸준히 몸집을 키우고 있다.  

현대제철은 당진 2냉연공장에 아연도금강판 및 초고강도 알루미늄도금강판 생산 설비를 신설하고 내년 1월 양산을 시작, 연간 50만t의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게 된다. 

올해 2월 동부특수강까지 인수에 성공하면서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까지 진출한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착공에 들어간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공장이 내년 2월 정상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용 부품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를 현대기아차에 발빠르게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500만톤 수준인데 전량 현대기아차에 공급했다. 현대기아차가 사용하는 차강판 물량은 연간 1천만톤에 달하는데 현대제철의 공급량은 절반에 불과하다. 그룹차원에서 지속적인 설비확충을 통해 자체조달 비율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이처럼 차강판사업에서 다른 노선을 취하고 있는 것은 국내 최대 수요처인 현대기아차그룹의 존재 때문이다. 포스코는 과거 현대기아차에 연간 100만톤 이상의 차강판을 판매했지만 현대제철의 등장으로 공급량이 대폭 줄었다

포스코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수요처 발굴에 힘을 기울여 스즈키, 도요타, 폭스바겐, 르노닛산, FIAT, Ford, 푸조시트로엥 등 15개 자동차사들과 거래하고 있다.

글로벌기업과의 거래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수출도 늘고 있다. 포스코의 차강판 수출비중은 2012년 62.2%, 2013년 64.6%, 2014년 71% 등 해마다 상승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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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이 생산한 자동차강판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현대제철은 태생 자체가 '현대기아차가 사용하는 철강재를 자가 수급한다'는 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내수시장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의 '차강판 수직공급구조'가 갖는 강점은 고정 판매망 확보에 따른 안정성이다. 최근처럼 철강업계 공급과잉이 극심한 불황 속에서 현대기아차가 쓰는 1천만t의 고정 수요는 현대제철에 큰 힘이 될 수 밖에 없다.

기술개발에도 강점을 가진다. 현대기아차 연구소에는 현대제철, 현대기아차의 기술개발 인력들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철강사들이 한가지 차강판 제품을 개발하는데 5년 이상이 걸린다면 현대제철은 차세대 자동차 모델 계획에 맞춰 강종 개발이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개발기간이 2~3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글로벌 자동차사들과의 '복수 거래' 전략과 현대제철의 '안정적 수직공급구조 구축' 전략 모두 각 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길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기아차에게만 너무 의존하면 향후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글로벌 자동차사들과 거래관계를 만들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차강판 전략은 매우 상이하지만 자기들이 가진 강점을 십분 잘 활용하고 있다"며 "다만 현대제철의 경우 글로벌 자동차사들과의 거래 물꼬를 조금씩이나마 터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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