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의 첫 사업자로 카카오와 KT가 이끄는 컨소시엄 두 곳이 선정됐다. 인터파크가 주축이 된 아이뱅크(I-Bank) 은행 컨소시엄은 예비인가에서 고배를 마셨다.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는 외부평가위원회의 평가의견을 고려해 가칭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 은행 등 2곳에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해주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7개 분야별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는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2박3일간 예비인가 신청자 3곳을 상대로 서류심사 및 개별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진행했다. 위원회는 29일 오전 금감원에 심사의견을 제출했고, 금융위는 이날 오후 임시회의를 열어 최종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는 한국카카오은행에 대해 카카오톡 기반의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인정되고, 사업 초기 고객기반 구축이 용이할 뿐 아니라 사업운영이 안정적으로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케이뱅크 은행에 대해서도 다수의 고객접점 채널을 마련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이와 달리 아이뱅크 은행에 대해서는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방식의 영업이 위험성도 높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측면에서 다소 취약한 것으로 평가하고, 예비인가를 권고하지 않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임시회의에서 "예비인가자는 관련 법령에 부합하도록 경영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등 내부통제 체계를 사전에 충실히 구축히 신설 은행의조기 경영안정에 노력하길 바란다"며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과 전산보안 리스크 방지 방안을 더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는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개별적으로 본인가를 신청하게 된다. 금융위는 관련 법령 검토와 금감원 확인 과정을 거쳐 본인가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사업자가 본인가를 신청하면 1개월 내 금융위가 본인가 여부를 결정하고 사업자는 6개월 내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다만 1호점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 1호 인터넷은행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평가위원회 명단과 세부 평가결과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도 국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이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며 "중금리대출, 원스톱서비스 활성화와 은행산업이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위가 은행업 인가를 내준 것은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의 일이다.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은행시장에 신규 진입자를 들이는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카카오컨소시엄에는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외에 넷마블, 로엔(멜론),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이베이, 예스24, 코나아이, 텐센트 등 11개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주요 주주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 50%, 카카오 10%, 국민은행 10%를 보유했다.
케이뱅크 컨소시엄에는 포스코ICT, GS리테일, 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8퍼센트, 한국관광공사 등 19개사가 참여했다.
우리은행과 GS리테일, 한화생명보험, 다날이 각각 지분 10%를 보유했다. KT는 지분율이 8%다.
복수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효성 계열사인 효성ITX, 노틸러스효성이 KT컨소시엄에서 빠졌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페이와 국내사인 민앤지가 뒤늦게 합류했다.
금융위는 예비인가와 함께 동일인(비금융주력자)이 주식보유한도(4%)를 초과한 카카오은행의 카카오와 케이뱅크은행의 KT, GS리테일, 다날, 한화생명, KG이니시스 등의 보유한도 초과 신청을 승인했다.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위한 은행법 개정 작업이 이뤄지면 2단계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가 인가할 계획이다.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11월3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사업계획 브리핑을 갖고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