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RBC)비율이 올 3분기에 소폭 상승했다. 저금리 기조로 채권평가이익이 늘고 일부 보험사에서 자본 확충에 나섰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 말 기준 보험회사(생보사 25곳·손보사 31곳) 지급여력(RBC·Risk Based Capital) 비율은 평균 284.8%를 기록했다. 2분기(278.2%)보다 6.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요구자본이 7천119억 원(2%) 늘었지만 가용자본이 4조4천404억 원(4.4%) 증가하면서 소폭 호전됐다.

채권평가 이익이 4조4천307억 원 증가하면서 가용자본이 늘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는 전체 운용자산 중 채권 비중이 59.3%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로인해 금리 하락 시 가용자본 증가가 요구자본 증가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보험업법상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RBC비율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금감원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가 6월 말보다 5.2%포인트 상승한 297.1%를 나타냈다.

생보사 중에는 규모가 작은 교보라이프플래닛이 3001.8%로 RBC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현대라이프생명은 109.5%로 가장 낮았다. 다만 현대라이프는 최근 2대주주인 푸본생명의 도움으로 2천200억 원의 자본을 늘려 4분기 RBC비율은 212.2%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DGB생명은 181.8%로 현대라이프에 이어 낮은 비율을 나타냈다.

손해보험사 RBC비율은 8.8%포인트 오른 259.8%를 기록했다. 10개 국내 일반 손보사(재보험사 등 제외) 중에는 삼성화재 RBC비율이 402.3%로 가장 높았다. MG손해보험은 103.6%로 가장 낮았으나 지난 10월 825억 원을 증자해 4분기 RBC비율은 192.2%로  추산하고 있다.

금감원은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환경 급변으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위기상황을 분석하고 자본확충을 유도하는 등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이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