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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중국산 철강 막기 위해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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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중국산 철강 막기 위해 '적과의 동침'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5.12.11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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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표 권오준)와 현대제철(대표 우유철)이 '공공의 적'인 중국산 철강에 맞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두 회사는 중국산 수입철강재로 인해 시장 질서가 교란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다각적인 대응책을 강구 중이다.

지난해 5월 추진된 건설기술관리법 개정이 대표적이다. 개정안의 내용은 건설현장에 사용되는 건설자재 및 부재는 한국산업표준(KS) 인증표시 제품이나 국토해양부장관이 인정한 것이어야 하며, 품질이 확보되지 아니한 철강재를 공급할 경우 건기법에 의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지켜야하는 사용자 적용범위를 과거 건설업자에서 건설자재를 생산 또는 수입·판매하는 자와, 이를 사용하는 건설업자로 확대했다. 품질부적합 철강재를 수입한 수입업자, 유통업자, 건설업자 모두를 처벌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 법안의 개정을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여러차례 국토교통부 등을 접촉하고 법안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국의 철강재 수입량은 전년비 6.2% 증가한 3천458만t에 이른다. 이 중 중국산 철강재는 1천482만4천t이 수입됐는데 전년비 30.8%나 급증한 것이다. 중국산 철강재는 전체 수입량의 42.9%의 점유비를 기록하며 일본을 누루고 국내 최대 수입비중을 차지했다.

2014년 철강재 수입량 추이.JPG
▲ 자료: 한국철강협회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국산 철강재를 직접적으로 막기 위해 저가 수입대응재를 출시하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열연강판, 후판, H형강, 철근 등 중국산 수입재가 많이 들어오는 품목에 대해 정품가격보다 대폭 가격을 낮춰 중국산 가격을 어느정도 따라가는 전술이다.

시장에는 정품 철강재 가격까지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있지만 수입재 방어에 양사가 그만큼 필사적이라는 반증이다.

최근 추진되고 있는 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 역시 양사의 합작품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12월 중에 소송을 대리할 법무법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중국산 저가 열연강판이 많이 수입되는 일반강종인 SPHC, SS400 등이 대상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산업통상부 산하 무역위원회에 모은 자료를 제출하고 정식 반덤핑 제소를 의뢰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양사는 정부기관단체를 만나 중국산 철강재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한중일 민간 철강회의에도 참석해 중국 측에 철강재 수출 자제를 촉구하기도 하는 등 활발한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다.

1~10월 철강재 수입동향.JPG
▲ 자료: 한국철강협회

양사의 협력은 수입재 감소의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1~10월까지 한국의 철강재 수입량은 2천608만t으로 전년동기비 11.1%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산 철강재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올해 1~10월까지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1천267만5천t으로 전년동기비 2.9% 증가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뜨거운 라이벌 관계에 있는 회사다.

현대제철이 판재류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현대하이스코와도 합병하면서 포스코와 자동차강판 등 판재류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가 자사 베트남 봉형강 공장을 통해 한국으로 H형강과 철근을 수입하면서 판재류 시장의 경쟁이 봉형강 시장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시장경쟁자인 양사의 공통된 목표는 중국산 철강재의 내수시장 점유비를 낮추는 것"이라며 "내수시장을 중국산으로부터 원천 보호하고 있는 일본 역시 신일본제철, 스미토모금속 등 대기업들의 긴밀한 공조가 있었단 점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공조는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다만 중국산 철강재 수입대응 효과가 미미한 수준이어서 보다 강도높은 수입대응책을 펼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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