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행 피치 항공권을 취소하려던 정 모(남)씨도 동일한 불만을 토로했다. 사정상 여행 일정을 변경해야 했지만 저렴한 운임의 항공권을 발권했다는 이유로 날짜변경은 물론 환불도 일절 불가했다. 먼저 지불한 6만 원상당의 위탁수하물 비용도 환불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여행을 강행해야만 했다는 정 씨는 "국내 항공사 항공권보다 가격이 저렴해 얼른 구입했는데 취소나 변경이 아예 안되는 줄 몰랐다"며 "100% 이상 비싼 운임을 이용하면 환불이나 변경이 가능하다니..싼 값에 뭘 바라느냐는 말이 하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씁쓸해 했다.
외국계 저가항공사(LCC)들의 환불정책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겨울방학과 크리스마스 연휴, 연말 성수기를 맞고 있어 앞으로 민원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외국계 저가항공사는 항공권이 저렴한 대신 기내식 등 추가되는 비용 외에 위탁수하물이나 좌석 지정 서비스 비용까지도 별도로 결제를 해야 한다. 특히 발권된 항공권은 물론 미리 지불한 위탁수하물 요금도 환불 받을 수 없다.
에어아시아, 피치항공, 스타플라이어, 세부퍼시픽 등 국내에 취항 중인 외국계 저가항공사들은 기본적으로 '환불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항공사인 에어아시아만 부분적으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원화로 결제한 한국발 항공편에 한해 남은 기간에 따라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환불해준다. 에어아시아 측은 "한국에서만 서비스 차원에서 환불제도를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치항공의 경우 저가인 '해피 피치'와 상대적으로 고가인 '해피 피치 플러스' 두 가지 운임으로 발권하고 있다.
'해피 피치'는 항공권 가격이 저렴한 반면 환불이나 일정변경이 불가하고 위탁수하물 비용이나 기타 서비스 비용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반면 '해피 피치 플러스'는 항공권 가격이 저가보다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수수료를 물면 취소나 환불이 가능하다. 또한 무료 일정 변경, 인당 위탁수하물 1개 무료, 좌정 지정 서비스 무료 등의 혜택이 있다.
여행스타일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양분화해 발권하고 있으며 선택 이후에 대한 책임은 소비자의 몫이라는 것이 피치항공 측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남은 기간에 따라 환불이 가능하고 위탁수하물 비용이 추가되지 않는 국내 항공사들과 동일하게 생각했다가는 피해를 보기 일쑤다.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가항공사들은 특가 항공권을 제외하고는 국내법에 따라 환불이 가능하다. 항공권에 기본적으로 위탁수하물 비용이 포함돼 있으며 항공권과 함께 환불이 가능하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 항공사들도 외국계 항공사들과의 가격 경쟁이 가열됨에 따라 서비스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내식 유료화 외에도 위탁수하물 포장용품 및 콜센터 이용요금 등 유료로 전환된 서비스가 늘고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가격이 저렴하다고 쉽게 현혹되지 말고 항공권 가격 외에 추가되는 총액을 따져보고 해당 항공사의 환불 정책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안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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