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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스산한 연말'...사비로 회식에 송년회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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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스산한 연말'...사비로 회식에 송년회 축소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5.12.2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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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는 조선업계가 스산한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 예년 때처럼 떠들썩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각종 사내부서 회식을 대폭 줄이고 대외활동을 자제하며, 달력·다이어리·외부선물을 대폭 줄이는 등 울쩍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무직 직원은 "우리 부서의 경우 직원들이 부서회식을 간단하게 저녁식사로 대체했다"며 "송년회라고 해서 흥청망청 노는 부서는 아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비용처리가 부담스러워 직원들끼리 사비로 송년회를 보내는 경우도 잦아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긴축경영 중인데 회식으로 법인카드 사용이 눈치가 보여 맘에 맞는 직원끼리 사비로 연말회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회식 축소분위기는 불황 속 직장인들의 생존본능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회식자리에서 잡음이라도 생겼다간 현재 분위기상 가차없이 회사를 떠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전반적으로 동료를 사이에 깔려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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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업계에서는 더 이상 떠들썩한 연말 회식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조선업계는 달력, 다이어리, 외부 선물도 대폭 줄였다. 

대우조선해양은 매년 만들어오던 달력을 컴퓨터로 다운이 가능한 전자달력으로 교체했으며, 다이어리의 경우 직원들이 사용할 용도로 인당 1개씩만 지급했다. 현대중공업은 달력과 다이어리 제작규모를 대폭 줄였으며, 연말마다 준비하는 외부 선물 비용도 대폭 축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마른 수건이라도 쥐어짜자는 조선업계 현 분위기상 달력, 다이어리, 외부 선물은 불필요한 비용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가 이렇게 우울한 연말을 맞이하게 된 것은 조단위가 넘는 영업손실이 예상되자 각사별로 진행되고 있는 흉흉한 인력 감축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2년 내에 조선업계의 인력감축 규모가 1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업계 인원감축.JPG
현대중공업은 올해 초 사무직 1만2천명 가운데 과장급 이상 사무직 1천300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내보냈다. 이후 현대중공업은 사장단 급여 전액 반납,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 급여 반납 등 긴축경영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의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지 않지만 긴축경영에 의해 사내외 행사와 각종 연수프로그램이 모두 중단된 상태이다.

올해 3분기까지 4조천억 원대 적자를 낸 경남 거제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이후 본사 임원을 55명에서 42명으로 30% 줄였다. 지난달에는 희망퇴직과 권고사직 등을 통해 부장급 이상 고직급자 1천300명 중 300명을 감축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매년 인사평가에서 저성과자로 분류된 사무직원에 대해 직급에 관계없이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삼성중공업도 차부장급을 대상으로 상시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서울사무소와 거제사무소를 오갈 때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중소 조선사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천명한 STX조선도 대규모 인력 감축이 예정돼있다. 자율협약 개시 이후 지난 10월까지 864명의 인력(24.4%)을 이미 감축했으며, 구조조정 방안에 따라 향후 930여 명을 더 감축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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