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 자동차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국산차 업체 중에서도 현대자동차가 토요타 프리우스의 대항마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꺼냈고 그룹 차원에서는 2020년까지 총 26개 친환경 모델을 선보이기로 했다.
기아자동차는 중형 세단 K5(모델명 JF)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지난 해 연말께 출시했다. 파워트레인과 주요 제원은 직전해 출시했던 현대 LF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차이가 없지만 내외관 디자인과 연비 향상을 위한 여러 장치들이 추가됐다.
기존 가솔린과 1.7 디젤 모델에서는 K5가 LF쏘나타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았음에도 2% 부족한 차이 때문에 경쟁에서 밀렸던 것이 사실. 중형세단으로서 편안함과 안락함을 대표하는 쏘나타와 달리 개성있는 디자인을 중시한 K5를 소비자들이 다소 부담스러워했기 때문이다.
신형모델을 선보인 K5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일까?
시승차량은 최고급 트림인 '노블레스 스페셜' 모델이고 시승은 도심 교통체증 구간과 고속화도로 중심으로 이뤄졌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동으로 개폐되는 시스템이다. 냉각수 온도가 올라가면 고속에서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동으로 열리는데 공기저항을 줄이면서 냉각수 온도를 낮춰 효율적인 주행을 돕는 역할을 한다.
범퍼 좌우에는 에어커튼이 설치돼있어 공기 흐름을 인위적으로 막지 않아 공기저항을 줄였다. 헤드램프에는 푸른색 계열의 색상을 넣어 하이브리드 모델만의 특징을 살렸다. 하이브리드 뱃지도 프론트 범퍼와 후면부에 부착돼 있다.

실내 공간은 기존 가솔린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하이브리드 모델이기 때문에 계기판에 RPM 게이지 대신 배터리 충전상태를 알려준다.
특히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통해 연비주행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데 처음에는 몇 번 신기해서 사용해보지만 이후 주행 시에는 계기판에도 평균 연비를 확인할 수 있어 화면에 신경 쓸 일이 없다. 그 외의 사양은 가솔린 모델과 같다. 무선 충전시스템과 조수석 위치를 운전자가 조절할 수 있는 '워크인 디바이스'등 유용한 사양이 꽤 들어있다.

일단 금요일 저녁 교통체증으로 꽉 막힌 서울 시내 주행부터 시작했다. 전기모터 배터리 용량은 절반정도 남아있는 상태. EV 모드 사용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연비 주행에는 적합한 환경이었다.
시속 30km 이하 정체가 지속되면서 내연기관을 사용하기보다는 전기 모터에 의지하는 주행 위주의 패턴이 이뤄졌다. 그러나 정체 구간이 풀리면서 서서히 가솔린 엔진이 관여하기 시작했다. 에코 모드 상태의 시내주행에서는 평균 연비 14~15km/L를 기록했다.
동급 가솔린 모델에서는 평균 9~10km/L 정도 나올 법한 환경이다. 확실히 하이브리드 모델의 특장점은 시내 주행에서 나온다.

80~90km/h 정주행 상태에서 엑셀레이터를 거의 밟지 않고 타력 주행으로 나가자 평균 연비가 18~19km/L에 육박한다. 운전자의 역량이 중요한 하이브리드 차량 특성 상 그 이상의 수치도 불가능하진 않아보였다.
달리기 성능도 중형 세단으로는 부족함이 없다. 동급 디젤세단처럼 튀어나가는 토크감은 부족하지만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안정적으로 속도를 올린다. 저중속 영역에서는 전기모터가, 고속에서는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된 2.0 GDi 엔진이 적극 개입하는데 체감 속도보다 실제 속도는 높다.

가격은 세제혜택 후 기준으로 프레스티지 2천865만 원, 노블레스 2천985만 원이며 시승모델이었던 노블레스 스페셜은 3천200만 원이다.
가솔린 모델 대비 각 트림 별 가격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300여만 원 정도 비싸다. 하지만 공인연비 이상의 연비를 달성한다는 전제하에 1년 뒤 차액 만큼의 회수는 가능하다고 봐진다. 그리고 좀 더 과감하고 스타일리쉬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고객이라면 K5 하이브리드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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