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대표 권오현)와 LG전자(대표 정도현·조성진·조준호)가 디지털 사이니지(Signage)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공공장소에서 문자나 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LCD나 LED, PDP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광고게시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9일부터 4일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인 'ISE 2016(Integrated Systems Europe 2016)에 나란히 참가해 최첨단 사이니지 기술을 선보였다.
두 회사 모두 세계 최고의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지향점은 다소 달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사이니지를 내세우며 사용자 편의성과 혁신성을 강조했고, LG전자는 압도적인 화질을 앞세운 올레드 사이니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올해 4대 주력 제품인 LED 사이니지, 아웃도어 사이니지, 세계 최 소 베질 비디오월, 전자칠판 등 미래형 디스플레이를 대거 전시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 사이니지는 스마트함이 자랑꺼리다. '매직인포 서버 4.0'을 활용해 삼성 스마트 사이니지 전 모델을 제어가능하며, 쉽고 빠르게 콘텐츠 배포가 가능하다. LED 사이니지는 총 12개 라인업으로 픽셀 간 거리가 1.5mm~20mm까지 사용 용도와 환경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아웃도어 사이니지는 영하 30도에서 영상50도의 외부 환경에서도 제품 사용이 가능하며, 국제 전기기술위원회(IEC)가 제정한 IP56(International Protection) 규격의 방진ㆍ방수 기능을 갖춰 우수한 내구성을 지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톷해 다양한 B2B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미래지향적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선보였다"며 "LCD와 LED 기반 제품을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판매대수 기준 지난해 세계 시장점유율 27.8%로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1위업체다. 나노 크리스털 기술을 적용한 SUHD TV의 우수한 화질과 대형 스마트 LED 사이니지로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 선두자리를 지켜나갈 계획이다.
LG전자의 강조점은 올레드 사이니지다. 올레드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색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 자연색에 가장 가까운 화질을 구현한다. 또 올레드는 빛샘 현상이 없어 관람객들이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색의 왜곡이 없다.
LG전자는 ISE 2016에서 얇은 두께에도 제품의 앞쪽과 뒤쪽에서 동시에 화면을 볼 수 있는 양면 사이니지, 물결 형태로 휘어진 화면을 이어 붙인 사이니지, 위아래로 구부러진 사이니지, 58:9 화면비율의 LCD 사이니지 ‘울트라 스트레치’를 공개했다. 이러한 사이니지 제품들은 '웹OS' 플랫폼을 활용해 휴대폰, 태블릿 등 스 마트 기기와 연동할 수 있다.
LG전자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올레드 TV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도 하지 못하는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로 프리미엄 사이니지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LG전자는 얇고 가벼우면서도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올레드와 세계에서 가장 얇은 1.8mm 베젤을 적용해 이격과 단절을 최소화한 IPS 사이니지로 시장 지배력을 넓혀나갈 생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를 활용한 압도적인 화질을 앞세워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차원이 다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거래 업체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을 발굴해 2016년 점유율 1위를 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정체기인 TV 시장의 돌파구를 디지털 사이니지에서 찾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B2B 시장 영역으로써 업체들의 영업력이 요구되는 시장이다. 양사는 스마트함과 올레드라는 각기 차별화된 디지털 사이니지 제품 포인트를 가지고 시장을 개척할 생각이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 성장한 160억달러 규모이며, 오는 2018년에는 200억달러, 2020년에는 314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 광고물의 크기와 종류, 장소 등의 규제가 풀리는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으로 디지털 사이니지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게됨에 따라 큰 폭의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성장세가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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