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나 가방 등 패션용품의 불량 원인, 수선비용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는 경우가 잦다.
품질 불량인지 사용자 과실인지 원인 규명이 모호한데다 수리범위 및 비용에 대한 적정성 여부 역시 논란의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업체 측과 지속적인 분쟁을 하기보다는 제3기관의 심의를 의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북 청주시에 사는 박 모(남)씨는 2년 반 전 지인에게 선물 받은 백팩에 문제가 생겨 수선을 맡겼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지퍼와 버클, 어깨끈 등 3곳으로 업체에서는 품질보증기간이 지났다며 총 3만2천 원의 비용을 요구했다.
박 씨는 애초에 품질 문제라며 유상 AS는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가죽으로 된 지퍼 손잡이는 자주 사용하는 부분인데도 쉽게 닳은 데다 상단의 손잡이로 가방을 들 경우 버클이 열리려고 할 정도로 힘이 가해진다고 지적했다. 가방 어깨끈도 실밥이 아닌 가죽이 떨어진 것으로 보아 가죽과 어깨끈의 균형이 안 맞는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처음에 앞장식 부분의 수선비용이 과하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며 2만1천 원에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박 씨가 하자심의를 받길 원하면 제3기관에 의뢰하겠다는 뜻도 전해왔다.
이후 심의결과 '이미 사용감이 많은 노후제품이라 명확하게 잘잘못을 제시하긴 어렵지만 원천적 제품하자로 볼 수 없고, 2년 이상의 사용으로 인한 수선 가능함'이라는 판정이 났다. 그제야 업체 측은 무상AS를 안내했다.
박 씨는 “수선을 맡기고 심의를 끝내기까지 걸린 1개월 간의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 측은 수선비는 홈페이지에 게재된 '수선가격표'를 기반으로 했으며 상품노후에 의한 자재 교체와 인건비가 소요됨에 따라 책정된 금액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업체 측은 "심의 결과 원천적 제품하자로 볼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다만 고객이 수선 및 심의기간으로 오래 가방을 사용하지 못한 데다 부득이한 언쟁 관련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고자 무상 수선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수선비 할인도 같은 맥락에서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에 백팩 수선 관련 문의가 빈번한 것도 학기 및 외출이 잦아지는 봄 시즌이 되면서 인 것으로 생각된다"며 "연간 수선 건수 중 수선비로 민원이 발생하는 것은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극히 드문 일"이라고 난감해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