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올 상반기 IPTV(인터넷TV) 및 케이블TV 회사를 대상으로 가장 많은 불만을 제기한 문제는 '계약해지'였다. 약정기간 만료 후 해지를 요청한 이용자에게 상품권 선물, 요금 할인 등을 제시하거나 위약금으로 압박하며 재약정을 권유한다는 민원이 주를 이뤘다. 계약 중도해지 시 과다한 위약금을 요구했다는 불만도 많았다.
SK텔레콤의 IPTV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LG헬로비전을 비롯한 종합유선방송 업체 4곳을 대상으로 올 상반기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유료방송(IPTV·케이블TV) 관련 민원을 집계한 결과 전체 민원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8% 증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유료방송 시청률이 일제히 증가해 민원 건수도 같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SK브로드밴드의 매출 규모(2019년 연결 기준)는 3조1760억 원으로 1위인 반면 민원 점유율은 35.6%로 2위를 차지하며 민원관리에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 4월 말 SK브로드밴드와 흡수합병을 완료한 티브로드(6551억 원, 3위)도 민원 점유율(18.4%) 3위를 기록해 민원 관리가 준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 과도한 '해지방어'에 소비자 민원 들끓어...계약해지>요금>위약금·품질 순 불만 많아
유료방송 소비자들은 ▶계약해지 관련 불만(18.4%)을 가장 많이 제기했다. 해지 요청 시 각종 유인책을 내놓으며 재약정을 권유하거나 위약금을 들먹이며 해지를 지연시키는 등 과도한 해지방어 마케팅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뤘다.
계약해지 관련 민원 비중이 특히 높은 곳은 딜라이브(5177억 원, 4위)와 LG헬로비전으로 각각 21.4% · 21.2%를 기록했다. 약정기간 만료, 품질 불량 등으로 신청한 해지 요청을 고의적으로 지연 또는 누락했다는 민원이 대다수였다.
2위는 시청료, 설치비 등에 대한 ▶요금 관련 민원(17.8%)이 차지했다. 별도 안내 · 고지 없이 요금을 인상하거나 사용하지도 않은 컨텐츠 요금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청구되고 있었다는 민원이 많았다. 영화컨텐츠 등 유료서비스에 가입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요금을 청구받은 소비자들의 원성도 높았다.
요금 관련 민원 비중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케이블TV 계열사인 현대HCN(2929억 원, 5위)이 40%로 가장 높았고 LG헬로비전이 22.9%로 뒤를 이었다. 딜라이브는 7.1%로 가장 낮았다.
3위는 ▶위약금 ▶품질 및 AS로 각각 14.6%를 차지했다.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내는 위약금 액수가 과도하다는 민원이 주를 이뤘는데, 위약금 발생 사유 등에 대해 상담원이 불친절하게 응대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인터넷 품질에 대해 '너무 느리다'는 불만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 외 ▶불완전판매(12.0%) ▶고객센터(7.8%) ▶기타(6.1%) ▶부가서비스(4.2%) ▶설치·개통(3.6%) ▶멤버십(1.0%) 관련 불만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불완전판매의 경우 정보에 취약한 고령자를 상대로 과도한 결합상품 가입을 권유했다는 민원이 줄을 이었다. 멤버십 관련 민원에는 장기 가입고객에 대한 요금 우대(할인) 혜택이 전무하다는 불만이 다수 있었다.
기업별로는 SK브로드밴드의 경우 품질 및 AS(19.1%)와 계약해지(18.2%)에 대한 불만이 컸다. 위약금 비중도 15.5%로 높았는데 요금(11.8%)은 타 항목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다.
LG헬로비전은 요금(22.9%)과 계약해지(21.2%)에 대한 불만 비중이 위약금(13.6%)과 품질 및 AS(11.9%) 대비 높게 나타났다.
티브로드는 불완전판매 민원 비중이 26.3%로 특히 높았고 요금(17.5%)과 계약해지(15.8%) 민원이 뒤를 이었다. 현대HCN은 요금(40.0%)과 위약금(20.0%) 민원, 딜라이브는 품질 및 AS(30.0%)와 위약금(28.6%) 민원 비중이 높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경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