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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가구는 무상 수리 안돼"...일룸·신세계까사 등 유상 수리만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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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가구는 무상 수리 안돼"...일룸·신세계까사 등 유상 수리만 고집
"품질보증 권리 박탈" 소비자 불
  • 이설희 기자 1sh@csnews.co.kr
  • 승인 2026.02.25 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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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에 사는 김 모(남)씨는 A가구 브랜드 매장에 전시돼 있던 식탁과 의자 두개를 구입했다. 일주일을 기다려 상품을 받아본 김 씨는 깜짝 놀랐다. 식탁 원형 테이블에 스크래치 등 흔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구매할 때도 안내받지 못한 흠집이었다. 배송기사도 "원래 개별포장돼야 하나 합포장해 생긴 스크래치"라며 배송 보류하고 AS센터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 판매처에 문의하니 "전시품을 샀기 대문에 별도로 AS를 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씨는 "포장, 배송 중 발생한 흠집인데 전시품이라고 AS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 대전 동구에 사는 손 모(여)씨는 유명 가구 B업체 매장에서 전시된 식탁을 구매했다가 업체 측과 갈등을 빚었다. 식탁을 배송 받고 보니 나무 코팅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다. 손 씨는 브랜드 고객센터에 반품이나 교환을 요구했지만 업체서는 판매 당시 '불가하다고 고지'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손 씨는 "구매 당시에는 식탁 벗겨짐이 보이지 않아 동의하고 구매했던 것"이라며 "단순 변심이 아닌 하자가 있어 반품하겠다는데 왜 할 수 없는가"라고 어이없어 했다.

▲식탁에 코팅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다
▲식탁 표면 코팅이 군데군데 벗겨져 있다

가구 매장에서 할인 판매하는 ‘전시용 가구’는 하자가 발생해도 품질보증기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무상 AS를 받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한샘, 일룸, 신세계까사 등 주요 가구업체 대부분 유상 수리만 가능한 구조로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은 전시용 가구 할인은 사용 흔적이나 진열 이력에 따른 가격 조정일 뿐 품질보증 권리까지 포기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한다. 특히 프레임 파손이나 구조 불량 등 안전과 직결되는 하자까지 전시 여부를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업체들은 전시용 가구가 진열 기간 동안 불특정 다수에 노출됐고 실제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새상품과 동일한 품질보증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시 기간이 1년 이상인 경우도 적지 않아 사용 이력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도 이유로 들고 있다.

25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한샘 △현대리바트 △일룸 △이케아 코리아 △신세계까사 등 5개 가구업체의 전시 상품 품질보증기간 적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현대리바트'와 '이케아 코리아'를 제외한 3개 업체는 전시품에 대해 별도의 품질보증기간을 적용하지 않았다. 현대리바트도 전시상품에 대해 6개월로 보증기한을 제한하고 있다.
 


한샘과 일룸, 신세계까사는 전시상품에 대해 품질보증을 제공하지 않는다. AS는 유상으로만 가능하다. 일룸 측은 "유상 AS는 가능하지만 제품이 단종될 경우 추가 AS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하자의 경우에만 무상 보증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는 전시품에 한해 6개월의 품질보증기간을 제공한다. 다만 판매 시 이미 존재했던 하자에 대해서는 무상수리가 불가능하다.

이케아는 전시 상품이라도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품질보증을 적용해 소비자에게 가장 유리한 정책을 폈다. 품질보증은 제품을 구매한 날부터 유효하며 보증 기간 내 보증 범위에 해당하는 제품의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부품 제공 또는 교환을 진행한다.

전시용 가구는 정상적인 매매 계약을 통해 판매되더라도 전시 이력을 이유로 품질보증이 제한되는 구조다. 쟁점은 전시 기간이 있었다는 사유만으로 제조상 하자나 구조적 결함까지 보증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다.

다른 품목과 비교하면 기준 차이는 더 뚜렷하다. 가전제품과 자동차의 경우 전시 또는 진열 이력이 있더라도 미등록·미사용 제품은 구매 시점을 기준으로 무상 품질보증기간이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시 이력은 할인 사유가 될 수는 있어도 보증 권리 자체를 배제하는 근거는 아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가전이나 자동차와 가구는 적용되는 상거래 법 체계와 AS 기준 자체가 달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가전과 자동차는 유상 AS 단계에서도 부품 교체 중심으로 관리가 이뤄지지만 가구는 제품 특성상 부분 부품 교체가 쉽지 않아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상품의 경우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품질보증 범위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전시상품 구매 시 보증 적용 여부와 AS 기준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고 있으며 실제 계약서에도 관련 내용을 상세히 명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법 규정에는 전시 상품에 대한 별도 보증 규정이 명시돼있지 않으므로 차등 보증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자상거래법과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사업자는 정상적인 사용 중 발생한 제조상 하자에 대해 책임을 부담하도록 돼 있다. 다만 전시품에 대한 품질보증기간 산정 기준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약관 내용이나 사전 고지 여부에 따라 분쟁 결과가 갈리는 구조다.

품질보증기간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동일 하자가 반복되더라도 교환이나 환불 요구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소비자가 하자 원인을 직접 입증해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책임이 과도하게 전가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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