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상임감사 금감원 출신 싹쓸이에 '이해충돌' 우려...최근 부산·광주·대구은행 잇달아 선임
상태바
시중은행 상임감사 금감원 출신 싹쓸이에 '이해충돌' 우려...최근 부산·광주·대구은행 잇달아 선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1.04.05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내 고위직인 상임감사 자리를 주로 금융감독원 전직 간부들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다수 은행들이 잇달아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를 다시 선임하면서 편중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재선임 또는 신규 선임된 은행 상임감사 7명이 모두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채워졌는데 이들 가운데 금감원 재직 당시 은행 검사 및 감독업무를 담당한 경우가 많아 이해충돌의 소지가 높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상임감사위원은 회사 내 회계 및 감사업무의 총 책임자로 내부통제 업무와도 연관성이 높아 금융 전문성이 높은 인물들을 선임한다. 그러나 대관업무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금융당국과 접점이 높은 금감원 출신을 기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상임감사 운영하는 시중은행 12곳 중 10곳이 금감원 출신... 이해충돌 소지 있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 15곳 중에서 상임감사를 둔 은행은 12곳인데, 그 중 10곳이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를 선임한 상태다. 10곳 중 7곳은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를 선임했다.

지난 달 부산은행(행장 안감찬), 광주은행(행장 송종욱), 대구은행(행장 임성훈)은 신규 상임감사를 선임했는데 이전과 마찬가지로 금감원 출신을 선임했다. 부산은행은 금감원 소비자보호총괄국장 출신 조성래 감사, 광주은행은 특수은행검사국을 거쳐 제주지원장을 역임했던 남택준 감사를 선임했다. 

대구은행은 구경모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구경모 감사는 금감원 재직 당시 일반은행검사국장과 은행감독국장을 역임하고 업무총괄담당 부원장보를 끝으로 금감원을 퇴직했는데 경력 대부분을 은행쪽에서 보낸 '은행통'이다. 
 


KB국민은행(행장 허인)과 신한은행(행장 진옥동)은 주재성·허창언 감사를 지난해 말 재선임했고 농협은행(행장 권준학)도 이익중 감사, 제주은행(행장 서현주)은 박용욱 감사를 지난 달 재선임했다. 모두 전직 금감원 출신이다. 

문제는 현재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 중 상당수가 금감원 재직 당시 은행권역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금감원 재직시 은행들을 감독·검사하는 업무를 하다가 퇴직 후에는 시중은행 감사로 재취업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로 보일 소지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은행감독·검사담당 국/실장 또는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현재 은행 상임감사로 있는 인물은 주재성 국민은행 감사, 조성열 하나은행 감사, 이익중 농협은행 감사, 구경모 대구은행 감사 등이다. 팀장 재직까지 범위를 넓히면 장병용 우리은행 감사, 남택준 광주은행 감사도 해당된다. 

가령 금감원에서 해당 은행을 대상으로 정기 및 수시검사를 나갔을 때 맞닥뜨리는 인물이 바로 금감원 퇴직 선배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또한 이들은 은행장 못지 않은 고액 연봉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으로 주재성 국민은행 상임감사(6억2600만 원), 장현기 전 부산은행 상임감사(5억3300만 원), 허창언 신한은행 상임감사(5억700만 원) 등 5억 원 이상 고액 보수를 받는 상임감사도 여럿 있다. 

상임감사는 사내이사로서 이사회 구성원으로 은행의 주요 의사결정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들은 이사회에서 대부분 '찬성' 의견을 제시해 견제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재성 국민은행 감사는 지난해 28차례 열린 정기·임시이사회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 의견을 제시했고 허창언 신한은행 감사도 지난해 12차례 열린 정기·임시 이사회에서도 다른 사외이사들과 마찬가지로 찬성 의견만 나타냈다. 매년 사외이사들에게 쏟아지는 '거수기 논란' 역시 상임감사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편 최근 은행권에서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부실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는 만큼 워치독 역할을 해야하는 상임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금융당국과의 유착 소지를 원천 배제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올해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금융회사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 출신 인사들의 금융회사 재취업 러시는 오히려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너무 옥죌 경우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적 소지가 있어 대안으로 제시했던 것이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로 보완해보자고 제안하고 있다"면서 "상임감사는 금융당국 출신이 오지 못하도록 모범규준이나 각 금융회사 정관에 두도록 해 위헌소지를 피하도록 조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