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향후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면서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3분기 매출 9719억 원, 영업이익 337억 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7% 감소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부진은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요 위축 때문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40%대며 마진이 높아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설기계 판매량이 감소한 상황이다.
중국은 올해 들어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또 지난 9월 중국 건설사인 헝다그룹이 부채리스크로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지역 건설기계사업 매출은 119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1.5% 급감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중국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 효과와 코로나19 회복세에 힘입어 호실적을 낸 바 있고, 올해는 이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부진을 겪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7434억 원, 영업이익 429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9.1%, 63.1% 증가한 숫자다.
현대건설기계 역시 중국시장 위축으로 점유율이 상반기 3.1%에서 1% 아래로 떨어졌지만, 러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중동 등 신흥시장 수주 물량이 늘어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실제 현대건설기계는 올 3분기 중남미 지역에서 건설장비 2179대, 지게차 659대 등 총 2838대를 판매했으며 연말까지 1300여 대의 추가 수주를 확보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현대건설기계 3분기 실적은 타 지역 성장이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는 형태일 것”이라며 “실제 북미·유럽·한국 등 비중국 지역 지표가 양호한 상태고 유럽 건설 물량도 성장세며 국내 주택건설 시장도 강세”라고 분석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데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이집트에서 굴착기 28대를 수주한 것에 이어 이달 초 필리핀에서 굴착기 총 62대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 8월 기준 신흥시장 누적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81% 증가했다.
현대건설기계는 브라질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멕시코와 페루 등 중남미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 브라질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기준 19.4%로 2019년부터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전망도 좋다. 영국 건설기계 리서치기관인 오프하이웨이리서치에 따르면 동남아 및 남미 등 신흥시장의 건설장비 판매대 수가 올해 29만1000여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02년 7만8000여 대 대비 372% 성장한 규모다. 또 2025년까지 판매량이 31만7000대 규모로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사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3분기 중국시장 수요가 위축되면서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와 비교해 다소 가라앉았다”며 “다만 4분기부턴 각국 경기부양책이 본격화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승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