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매도' 의견 못내는 증권사 리포트...리딩투자‧유화‧초상‧한양증권 '매수' 100%
상태바
'매도' 의견 못내는 증권사 리포트...리딩투자‧유화‧초상‧한양증권 '매수' 100%
10대 증권사도 매수 리포트 일색...투자자 주의 요구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2.01.18 07: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권사 리포트에서 정보를 얻는 일반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리포트가 '매수' 의견에 지나치게 치중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전체 증권사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 1년간 매도 리포트를 단 한 건도 내지 않았으며, 매도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그 비중이 10%를 넘어서는 곳이 6곳에 불과해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 46곳 가운데 지난해 1년 동안 ‘매도’ 의견을 단 한 번도 내지 않은 증권사가 29곳에 달했다. ‘매수’ 의견만 100%로 낸 곳도 4곳이었으며 외국계 증권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80~90%에 달했다. ‘보유’를 의미하는 중립 의견도 외국계 증권사에 쏠려있었다.
 

리딩투자증권, 유화증권, 초상증권 한국법인, 한양증권 4곳은 ‘매수’ 리포트만 100%였다. 중립과 매도 의견이 단 한 건도 없었다.

10대 증권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화투자증권이 97.7%, 키움증권 97.6%, 신한금융투자 96.6%, 하이투자증권 95.4%, 하나금융투자 95% 등 90%를 훌쩍 넘어섰다.

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도 80~90% 수준이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은 매도 비율이 0.7%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2020년 70.3%에서 지난해 84.1%로 13.8%포인트로 매수 리포트 비중이 오히려 확대됐다.

신생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매도 의견 없이 매수 리포트 비율이 93.8%에 달했다.

반면 매도 리포트 비중이 높은 곳은 대부분 외국계 증권사였다. 메릴린치인터내셔날LLC증권이 20.5%에 달했으며 CLSA코리아증권이 19%, 골드만삭스증권 15.3%,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 15.1%, 제이피모간증권 11.2%, 유비에스증권리미티드 서울지점이 10% 순이었다. 외국계 증권사는 중립 의견 역시 20~30% 수준이라 매수 의견은 40~50%수준이었다.

46개 증권사 가운데 매수 리포트 비율이 그대로거나 확대된 곳은 34곳이었으며, 축소된 곳은 12곳이었다.

DS투자증권은 2020년 말 매수 의견만 100%였지만 지난해 중립 의견을 3.4% 내놓으면서 매수 리포트 비중이 축소됐다. 부국증권은 매도 리포트 자체는 단 한 건도 없었으나 중립 의견이 확대됐다. 매수 의견 비중도 68.9%에서 지난해 57.1%로 11.8%포인트 축소됐다.

증권사에서는 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매도 리포트를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기업사 역시 고객인데, 매도 리포트를 잘못 냈다가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지난 2017년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 제고, 애널리스트 독립성 강화 등을 위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 밝혔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내놓는 무료 리포트에 ‘매도’ 의견을 잘못 냈다가 기업에 찍혀 탐방 거부, 출입정지를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며 “월급쟁이인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부담스럽게 매도 의견을 낼 이유가 없고, 누가 봐도 위험하다 싶으면 ‘중립’으로 바꾸는 형태를 취하는 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리포트 의견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매수’ 리포트를 내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