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권 평균임금이 타 업권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금융노조가 ▲주36시간 근무제 ▲임금 6.1% 인상 등을 요구하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파업 대열에서 이탈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각 은행들은 파업 참여율 저조를 예상하는 한편 파업 참여로 인한 일시적인 영업점 인력 공백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국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 근로자 약 10만 여명이 소속된 금융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6.1% 인상 ▲주36시간 근무제 도입 ▲영업점 폐쇄 금지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시중은행들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한 상황에서 금융 노동자의 실질 임금 저하를 막고 각 사업장의 근로조건 개선과 노동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총파업을 단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 노조를 중심으로 지방이전 논란도 이어지면서 파업의 불을 지피고 있다.
금융노조는 압도적인 파업 찬성율을 기록한 만큼 실제 파업 참여율도 높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의 반응은 미온적인 상황이다.
임금피크제 논란과 지방이전 등 민감한 이슈가 산적한 국책은행들은 실제 조합원들의 참여의지가 높은 편이지만 시중은행 조합원 상당수는 고임금 논란 등으로 파업 명분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은행 내부에서도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A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방 지점에서는 (파업 참여를 위해) 버스 대절이 가능하다는 안내 정도는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노조에서 파업참여 독려 공문도 없는 상황"이라며 "복지혜택 강화 등 파업 목적은 동의하지만 방법론 차원에서는 직원들의 동의를 크게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내부 분위기"라고 밝혔다.
B 시중은행 관계자도 "임금피크제나 지방이전 논란이 있는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일반 조합원들도 불만이 많아 파업 참여에 적극적이지만 시중은행은 딱히 명분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 2016년 파업 당시보다도 참여도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 노조가 이번 파업에 사실상 불참하기로 가닥이 잡히면서 파업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14일 오전 농협과 우리은행이 노조 간부만 파업에 참여하기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파업 참여도와 무관하게 실제 파업 진행시 영업점 혼란 등 불편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C 시중은행 관계자는 "파업 뿐만 아니라 천재지변이나 코로나19 유행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BCP(업무연속성 계획)가 이미 가동중"이라며 "파업 참여율이 높더라도 영업점 인력 부족으로 인한 혼란은 크게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측도 14일 오후에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일(15일)부터 시작되는 안심전환대출은 상담업무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미 은행 업무가 전산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ATM이나 인터넷뱅킹에 의해 처리되고 있어 고객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16일로 예정된 총파업에 앞서 극적 타결 가능성도 남아있다. 금융노조 측은 사용자 측과 교섭이 이뤄지면 임금인상률 요구안을 종전 6.1%에서 5.2%로, 임금삭감없는 주 4.5일제 도입을 한정된 직군에 한해 1년 간 시범 실시하는 안을 새롭게 제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