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판정을 받고 3일 오전 사망한 최요삼(35.숭민체육관) 선수의 간을 다른 질환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맡은 전북대병원 조백환 교수(간담췌 이식외과)는 수술실을 나와 취재진들에게 이같이 전했다.
이날 간이식 수술은 같은 과 유희철 교수 등이 최 선수가 입원해 있던 서울 아산병원을 찾아 심장에 이어 간을 적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유 교수 등은 적출한 간을 보관액에 넣어 냉장한 뒤 6겹 정도로 싸서 오전 1시께 서울을 출발했, 오전 3시40분께 전북대 병원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최 선수가 인공호흡기를 떼어 내고 심장 주위 대동맥을 묶는 '대동맥 결찰' 절차를 거쳐 법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시각을 즈음해 수술 준비를 시작한 조 교수 팀은 최 선수의 간이 도착하자마자 간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내며 본격적으로 수술을 시작했다.
마취과, 성형외과 의사와 간호사 등 20여명의 의료진이 안타깝게 눈을 감은 최 선수의 유지(遺志)를 받들기 위해 수술실에서 10시간 가량 밤을 지새며 다른 한 생명을 살리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날 오전 10시께 수술을 마친 조 교수는 "최 선수가 병원에 누워 있는 동안 굶은 탓에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을 빼면 간의 모양이나 형태, 기능 모두 건강하고 좋았다"며 "경과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수술은 순조로웠다"고 전했다.
이날 간 이식 수술을 받은 C(59.여.전남 장흥) 씨는 독성 간염으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지난달 말 전북대병원에 실려 왔으며 다행히 최 선수와 혈액형이 일치하는 등 조건이 맞아 이날 수술을 받게 됐다.
C 씨는 이르면 내일 오전 마취에서 깨어날 것으로 보이며 수술 경과에 따라 빠르면 한 달 이내에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 교수는 전했다.
조 교수는 "본인이 장기 기증을 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해도 가족들이 장기 기증을 결정하기는 힘든데 정말 대단하다. 최 선수가 끝까지 좋은 일을 해서 덕분에 여러 사람을 살릴 수 있게 됐다"며 고인을 기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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