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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우리금융, 비은행 확장 천명... 내년에는 성과 거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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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우리금융, 비은행 확장 천명... 내년에는 성과 거둘까?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3.12.05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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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회장 함영주)과 우리금융그룹(회장 임종룡)이 올해 한 목소리로 '비은행 강화'를 천명하면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금융은 보험 계열사들의 수익 기여도가 낮은 상황에서 올해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핵심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까지 겹쳐  3분기까지 비은행 수익 비중이 10% 초반까지 떨어졌다. 

증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올해 임종룡 회장 취임 후 비은행 M&A 의지를 보였지만 마땅한 매물도 보이지 않고 자본비율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M&A에 도전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외형상 손·생보, 증권, 캐피탈, 카드사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색은 맞췄지만 보험 계열사(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들이 업계 10위 권 밖에 있는 소형사들이어서 보험사 M&A가 당면 과제다. 함영주 회장 역시 올해 초 신년사에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M&A를 강조하기도 했다.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2조7664억 원을 기록하며 은행권 2위까지 올라가는 등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비은행 부문에서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기업금융(IB) 관련 자산손실 여파로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 중이고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도 조달금리 상승 부담으로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했다. 

그 결과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비은행 계열사 당기순이익은 약 4070억 원으로 전년 동기(8310억 원) 대비 절반 이상 줄었고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도 같은 기간 29.1%에서 12.8%로 급락했다. 비은행 순이익 비중이 30~40% 내외인 KB금융, 신한금융보다 뒤쳐졌다. 
 

▲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단위: 십억 원)
▲ 하나금융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단위: 십억 원)

매물로 나온 KDB생명에 대해서는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그룹 보험업 강화 전략과 부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KDB생명의 막대한 부채 등 건전성 차원에서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 중론이다. 올해 하나UBS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지난 2017년부터 추진된 계약이었다. 

현재 은행 순이익 비중이 95% 이상 기록 중인 우리금융도 올해 임종룡 회장 취임 후 비은행 M&A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없다. 저축은행 상위권 업체인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한 것이 유일하지만 이마저도 인수비용 견해차로 중단했다. 보험, 증권사 등 대형 M&A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내년에도 이 같은 관망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권 관측이다. 우선 금융당국 차원에서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상생금융을 압박하면서 금융지주들의 추가적인 비용 지출이 불가피해졌다. M&A를 통한 비은행 영토 확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매력적인 매물이 부족한 것도 이들의 고민거리다. 은행과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대형 증권사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태이고 일부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단숨에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재무적 가치 산정이 쉽지 않다는 점도 M&A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손·생보 포함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매물로 나온 보험사의 가치 및 가격에 대한 가치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져야한다"면서 "그러나 회계제도 변경으로 여러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 보험사 M&A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대규모 M&A가 최고경영진의 장기간 안목에 의해 순차적으로 결정되었다는 점도 염두해 볼 대목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착실히 갖췄다고 평가받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윤종규 전 회장, 조용병 전 회장 체제에서 장기간 M&A를 추진해왔다. 

KB금융은 2014년 말 윤 전 회장 취임 후 LIG손해보험(2015년), 현대증권(2016년), 푸르덴셜생명(2020년)을 인수했고 신한금융도 2017년 3월 조 전 회장이 취임하고 오렌지라이프(2018년), 네오플럭스(2020년), 아시아신탁·카디프손해보험(2022년) 등을 차례로 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M&A는 CEO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데 함 회장의 경우 연임시 만 70세를 넘길 수 없는 정관에 따라 연임 도전시 1년 연임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M&A동력이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있다"면서 "우리금융은 과거 농협금융 사례가 있지만 현재 시장에 매력적인 매물이 없고 임 회장 역시 3년 임기만 간다는 이야기가 있어 CEO의 의지가 끝까지 관철될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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