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이달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도해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16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30위 건설사 중 19개사가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만기 물량은 총 3조7983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22년 한화건설을 흡수합병한 (주)한화와 롯데건설이 각각 5110억 원, 510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 중 신용등급이 A+인 롯데건설은 지난 3일이 만기였던 사채 2500억 원을 전부 현금으로 상환하며 회사채 규모가 2600억 원으로 줄었다.
시평 30위 HL디앤아이한라(2942억 원)와 22위 동부건설(2600억 원)은 회사 규모에 비해 만기 회사채 규모가 크다. 특히 두 건설사 모두 상반기에만 각각 2270억 원, 2100억 원의 채권 만기가 도래해 고비를 맞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대우건설(2500억 원), 현대건설(2200억 원) 순으로 조사됐다. GS건설(2000억 원)과 DL이앤씨(2000억 원) 등도 2000억 원 이상이다.
이처럼 만기 도래 채권을 들고 있는 건설사들은 상환 부담에 고심이 깊다. 이미 지난해부터 채권시장에서 건설채는 기피 대상인데다 건설업계 전반이 신용등급 ‘부정적’이 우세한 상황이라 자금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던 10곳의 건설사 중 절반에 달하는 5곳(HL디앤아이한라,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KCC건설, 한양)이 미매각을 기록한 바 있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무구조와 회사 규모에 따라 회사채 만기 대응에 여력이 달라질 것”이라며 “특히 여건이 녹록지 않은 중견·중소 건설사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설과 SK에코플랜트가 이달 중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현대건설은 2년물 600억 원, 3년물 800억 원으로 총 1400억 원을, SK에코플랜트는 1년물 300억 원, 1년6개월물 400억 원, 2년물 600억 원으로 총 13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두 곳 모두 대형건설사인 만큼 흥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높은 신용등급(AA-)을 보유하고 있고, SK에코플랜트의 경우 SK그룹을 등에 업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 건설사 모두 그룹사인데다 대형건설사로 신용등급도 업계에선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천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