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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회원 탈퇴 막고 환불 지연 잇따라, 소비자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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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회원 탈퇴 막고 환불 지연 잇따라, 소비자 불만 폭발
  • 이정민 기자 leejm0130@csnews.co.kr
  • 승인 2025.12.15 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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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해킹 사고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일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불안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회원 탈퇴와 정보 변경을 시도하고 있으나 쿠팡 측 미흡한 대처로 2차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특히 ‘와우 멤버십’ 잔여 기간을 이유로 탈퇴를 막거나 환불 처리가 지연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해킹 이후 대응도 미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이다.

와우 멤버십 해지 시 여러 단계를 거치도록 해 탈퇴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UI도 소비자 민원이 빈발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다만 쿠팡은 지난 12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당국의 지적에 따라 와우 멤버십 해지 단계를 두 단계로 간소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이 모(여)씨는 쿠팡 해킹 사고 소식에 불안감을 느껴 등록된 카드 2개를 해지 후 재발급 받고 아파트 현관 비밀번호까지 교체했다. 이후 지난 12월 3일 서둘러 쿠팡 탈퇴를 시도했으나 이미 해지한 와우 멤버십의 잔여 기간이 12월15일까지 남아있다는 이유로 탈퇴가 거부당했다.

이 씨는 고객센터에 1:1 채팅 상담을 요청했지만 30시간 넘게 답변이 지연되는 등 ‘먹통’ 상태를 겪었다.

결국 어렵게 연결된 상담사는 멤버십 잔여 기간을 이유로 즉시 탈퇴가 어렵다고 밝혔으며 이 씨가 멤버십 즉시 중단 및 탈퇴를 재차 요청했으나 며칠 뒤 “즉시 해지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씨는 이로 인해 입은 카드 재발급 비용,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 강제적인 멤버십 기간 유지에 따른 손해 보상과 즉시 탈퇴, 잔여 멤버십 환급을 요구하며 ”해킹 피해를 막으려는 건데 쿠팡의 응대로 불안감이 증폭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회원 탈퇴가 이뤄지지 않거나 환불 절차에서 어려움을 겪은 소비자도 적지 않다.

경기도 하남에 사는 김 모(여)씨는 개인정보 노출 우려로 탈퇴를 결정한 후 물품 환불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문의했으나 고객센터 측이 “하루하루 믿으라”며 시간을 끌고 명확한 답변을 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김 모(여)씨도 처음 가입 시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사소한 이유로 회원 탈퇴 자체를 거부당했다고 호소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처럼 쿠팡 해킹 사고 이후 ▲와우 멤버십 잔여 기간을 이유로 한 회원 탈퇴 거부 및 지연 ▲탈퇴 후 물품 대금 및 멤버십 환급 지연 ▲고객센터의 장시간 답변 지연 및 불통 등과 관련된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을 회피하려는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인 '탈퇴'가 기업의 정책에 의해 가로막히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 주체는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철회할 권리를 가지며 이는 회원 탈퇴를 통해 실행된다.

그러나 쿠팡은 유료 멤버십 잔여 기간을 명분으로 탈퇴를 강제적으로 막아 소비자의 불안감을 극대화하고 불필요한 개인정보 노출 기간을 연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면 기업은 소비자 불안 해소와 신속한 피해 구제를 최우선으로 둬야 하지만 이같은 대처는 소비자 불만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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