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약건수가 가장 많은 삼성화재(대표 이문화)는 2조9000억 원에 달했고 메리츠화재(대표 김중현)를 제외한 3개사는 1조 원대 비상위험준비금을 보유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자산기준 5대 손해보험사의 비상위험준비금은 7조5065억 원으로 작년 상반기 7조1131억 원 대비 5.5% 증가했다.
비상위험준비금이란 침수·태풍 등 천재지변이나 항공기 사고 등과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사고나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금이다. 이 준비금은 이익잉여금 내에서 적립해야 하며 적립 대상은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해상보험 등에 속한다.
비상위험준비금은 적립 한도가 있다. 경과보험료의 일정 비율에 도달할 때까지만 적립하면 되는데 기준 적립액의 35% 이상에서 100% 이하 범위에서 적립하면 된다. 기준 적립액은 보험종목별 보유보험료와 적립기준율을 곱한 값이다.

비상위험준비금을 가장 많이 쌓은 손보사는 삼성화재다. 6월 말 기준 삼성화재의 비상위험준비금은 전년 동기 대비 1443억 원 늘어난 2조9009억 원으로 3조 원에 육박했다.
삼성화재는 국내 손보사 중에서 가장 많은 보유계약수를 보유한 만큼 비상위험준비금도 가장 많았다.
보험업법상 보험사들은 수입보험료의 일정 비율을 매년 적립해야 한다. 상품별로 적립 기준이 다른데 ▲화재(5%) ▲해상(3%) ▲자동차(2%) ▲보증 (15%) ▲특종(5%) ▲해외수재 및 해외원보험(6%)이다.
DB손해보험(대표 정종표)도 6월 말 기준 비상위험준비금이 1조65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02억 원 늘었고 현대해상(대표 이석현)과 KB손해보험(대표 구본욱)도 같은 기간 551억 원, 188억 원 증가한 1조3528억 원, 1조1946억 원을 보유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350억 원 늘어난 4030억 원에 그쳤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비상위험준비금 적립 대상인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의 포트폴리오 비중이 적다 보니 비상위험준비금 또한 적은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비상위험준비금은 일반보험, 자동차보험 대상으로 적립하게 돼 있는데 당사의 경우 타사 대비 일반보험, 자동차보험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6월 보험업감독규정 중 비상위험준비금 환입 요건을 완화하며 손해율을 초과만 해도 환입이 가능해졌다. 보험업계에서 비상위험준비금 적립으로 자본활용에 어려움을 겪자 금융당국이 규제를 완화해준 것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환입 요건이 완화됐음에도 비상위험준비금을 통해 보험사의 손해액을 감당하기엔 큰 효과가 없다고 보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당장 지난해 실손보험 손해액만 1조 원이 넘어서지만 비상위험준비금은 일부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상위험준비금 환입이 보험사의 재무에 큰 효과를 주지 못한다"고 답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