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산 저가 공세로 국내 배터리 3사의 공장 가동률이 올해 상반기 50% 수준까지 떨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삼성SDI(대표 최주선)·SK온(대표 이석희)은 현지 합작법인을 기반으로 ESS 확대와 차세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주요 고객사인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벤츠 등이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기 위해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을 늘리고 있다.
LFP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원가가 낮아 저가 전기차 생산에 유리하다. 실제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FP 배터리는 NCM보다 약 33% 저렴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가격 차이가 27%였던 점을 고려하면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LFP는 열 안정성과 내구성이 높아 안전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전기차 수요 회복을 노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NCM 배터리를 주력으로 해온 국내 업체들의 공급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배터리 3사 공장가동률은 2022년 이후 뚝뚝 떨어지고 있다.

올해 공장 가동률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삼성SDI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SDI 가동률은 44%로 지난해 말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가동률도 6.5%포인트 하락한 51.3%로 감소했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SK온만이 가동률이 반등했다. 전년 말보다 8.4%포인트 높아진 52.2%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 효율이 올라간 데 따른 결과다.
조지아 공장 내 12개 라인은 현재 모두 가동 중이다. 특히 현대차의 현지 생산 기지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지난 3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HMGMA는 올해 1분기에만 아이오닉5 1만1033대를 생산했고, 미국 내 판매량은 8611대로 전년 동기보다 26.2% 늘었다. 현대차는 SK온의 최대 고객사로 SK온은 아이오닉5를 비롯한 주력 전기차 라인업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SK온의 가동률이 앞으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LFP 기반 ESS 롱셀 양산에 돌입했다. 북미에서 LFP ESS를 현지 생산·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거점으로 연말까지 17GWh, 내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역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인 스타플러스에너지 공장에서 일부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 생산용으로 전환해 가동률을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저가형 LFP 배터리 진입과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중장기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