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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설비·R&D 투자, 삼성전자·TSMC 절반 수준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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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설비·R&D 투자, 삼성전자·TSMC 절반 수준 그쳐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5.09.01 08: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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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상한을 놓고 노사가 팽팽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SK하이닉스(대표 곽노정)의 설비투자 규모가 삼성전자(대표 전영현)나 대만 TSMC 등 글로벌 경쟁 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TSMC의 60%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몇 배 차이가 난다. SK하이닉스 사측이 성과급 상한을 1700%로 두고 일부 재원을 미래 투자를 위해 남겨야 한다고 노조와 맞서는 이유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양산이 임박하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반도체 투자확대는 발등의 불처럼 시급한 상황이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3조4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 연구개발비는 18조520억 원으로 13.7% 늘었다. 매 분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가전 부문 연구비를 감안해도 몇 배 이상 차이 난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SK하이닉스는 7.6%이고 삼성전자는 11.8%다.

TSMC는 올해 상반기 36억9500만 달러(한화 5조1305억 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매출 대비 비중은 SK하이닉스가 1%포인트 높지만 R&D 규모로는 60%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설비투자에서도 차이는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설비투자에 53조6000억 원을 썼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부문 투자는 46조3000억 원에 달한다. 반도체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중은 42%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기존 21조 원에서 29조 원으로 확대했다. HBM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수요 대응에 원활히 나서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설비 투자 18조 원에서도 대폭 늘어난 게 되지만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여전히 차이가 15조 원 이상 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의 27%를 설비투자에 썼다. 이 역시 삼성전자에 비해 15%포인트 낮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내준 HBM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미국 텍사스주에 총 370억 달러(51조3264억 원)를 들여 2나노미터(nm) 등 최첨단 파운드리 팹을 건설 중이며, 현재 1공장 투자가 본격화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엔비디아에 공급한 HBM4 시제품이 초기 테스트와 품질 검증을 모두 통과하며 연내 양산 체제 돌입을 목전에 두고 잇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 미국 순방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면서 삼성전자의 HBM 양산을 시작하면 SK하이닉스와 점유율 격차가 빠르게 좁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TSMC도 올해 최대 420억 달러(한화 58조3000억 원)를 설비투자에 집행할 예정이다. 전년 대비 30% 증가한 규모다. 실제 상반기 설비투자에 27조3500억 원을 썼다. 6개월 간의 투자 규모가 SK하이닉스 연간 수치와 맞먹는다. 
 
후발 주자들도 투자 확대에 나서며 경쟁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보다 70% 증가한 140억 달러(19조4200억 원)를 설비투자에 쓸 계획이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도 올해 설비투자 예정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75억 달러(10조3700억 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8월 20일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이천포럼 '슬기로운 SK생활' 코너에서 "성과급 1700%에도 만족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3000%, 5000%까지 늘어나도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성과급과 같은) 보상에만 집착하면 미래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이는 근시안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처한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 의중을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 규모를 두고 갈등을 겪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이기도 한다.

SK하이닉스는 파업을 막고자 전임직 노조, 기술사무직 노조와 지난 8월 26일, 27일 각각 추가 교섭을 했지만 초과이익분배금(PS) 규모에 대한 이견은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기본급의 1000%인 PS 상한선을 1700%로 상향하는 기준을 제시했으나 PS 상한선은 폐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성과급 1700% 지급 후 남은 영업이익 10% 재원 중 절반을 구성원들의 PS 재원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미래 투자 등에 사용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영업이익 10%를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안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이번 교섭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 신청에 나설 방침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달 29일 이천캠퍼스에서 최종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노사 양측이 서로 제시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며, 아직 합의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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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둘 2025-09-01 10:22:16
이야.. 투자 절반만 했는데도 성과가 저정도이면 직원들 얼마나 갈아 넣은걸까... 보상 제대로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