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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경영 10년 금호석화, 경영권분쟁은 여전 진행 중...최악의 업황에서도 실적은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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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경영 10년 금호석화, 경영권분쟁은 여전 진행 중...최악의 업황에서도 실적은 안정적
  • 임규도 기자 lkddo17@csnews.co.kr
  • 승인 2025.12.1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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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13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분리된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이 독자경영 10년을 맞았다. 금호석화는 10년만에 재계 순위가 2016년 64위에서 2025년 50위로 14계단 상승했다.

10년간 금호석유화학 매출은 1.8배, 총자산은 2배 늘었다. 153%던 부채비율은 올해 9월 말 기준 38%, 초우량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상장사인 금호석유화학과 금호미쓰이화학, 금호리조트 등 비상장사 15개 등 총 1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2021년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고 있지만 범용 석유화학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일찌감치 고부가 합성고무와 전기차·배터리 소재로 전환한 영향으로 경쟁사들이 적자를 내는 와중에도 이익을 내고 있다.

올해는 SSBR(솔루션스티렌부타디엔고무), CNT(탄소나노튜브), 재활용 스티렌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화학부문 계열사였다. 하지만 2009년부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화학부문 회장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그룹 자금난, 승계 문제 등으로 충돌하다 '형제의 난'이 벌어졌고 법적 분쟁을 거쳐 2015년 말 두 그룹이 완전 분리됐다.

금호석유화학은 분리 후 재계 순위를 대폭 끌어올린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말 금호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면서 재계 100위 권 밖으로 밀려났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회장이 1948년생으로 고령인 만큼 장남 박준경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과제다. 현재 박 사장 승계율은 48%다.

박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9.98% 지분을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인 점도 승계의 걸림돌이다. 실제 박 전 상무는 소액주주와 연대해 지속적으로 이사회 참여를 노리는 등 '조카의 난' 갈등 불씨가 이어지고 있다.
 


◆‘고부가 스페셜티’ 체질 전환으로 불황에도 실적 선방...올해 4년 만에 영업이익 반등 전망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정밀화학, NB라텍스, MDI 등을 주력으로 하는 석유화학 그룹이다. 2015년 분리 이후 합성고무를 중심으로 한 스페셜티 사업을 확대해왔다.

범용 SBR(스티렌-부타디엔 고무)에서 SSBR 및 Nd-BR(네오디뮴 촉매 부타디엔 고무) 등 고기능성 합성고무 중심으로 제품 믹스를 진행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1년까지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과 2022년은 업황 업사이클로 매출이 8조 원 이상, 영업이익은 2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코로나 19로 의료용 장갑 NB 라텍스가 효자였다.

하지만 이후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석유화학 업황이 급격히 악화됐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매년 감소했다.

다만 일찌감치 스페셜티 제품 중심으로 체질 전환을 한 덕분에 경쟁사들이 적자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LG화학 석유화학부문은 2023년부터 적자를 기록 중이다.

SSBR은 범용 SBR 보다 점탄성 특성이 우수해 타이어 성능과 연비 개선에 유리한 것이 특징이다. 가공 난이도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된다. 유럽시장에서 SSBR 가격은 톤당 약 2495달러, ESBR은 1825달러 수준으로 SSBR이 37% 비싸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업계 구조조정 바람에도 올해 영업이익이 4년 만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은 31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전기차 핵심 소재 SSBR 경쟁력 강화로 지속 성장 꾀해

금호석유화학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전기차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SSBR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전남 여수 공장의 SSBR 생산능력을 기존 연 12만3000톤에서 15만8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30만 톤 체제까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용 타이어 수요 증가에 맞춰 내마모성이 강화된 EV용 SSBR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레이싱 타이어용 SSBR 상업화도 추진 중이다. 전기차 타이어의 모든 특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SSBR 제품 라인업을 21개 등급으로 세분화해 생산하고 있고 브리지스톤, 미쉐린 등 고객사 요구에 따른 맞춤형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친환경 소재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재활용 스티렌을 적용한 에코-SSBR로 국제 친환경 인증(ISCC PLUS)을 획득한 데 이어 HBR, LBR, NdBR 등 다른 타이어용 합성고무로도 인증을 확대했다.

롯데케미칼과 협력해 폐폴리스티렌(PS)을 열분해해 회수한 모노머를 SSBR 제조에 재활용하는 ‘케미컬 리사이클링’ 기술도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재활용 SSBR이 일반 제품 대비 1.5배가량의 가격을 형성하고 향후 시장 규모도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소재 사업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이차전지 도전재로 쓰이는 CNT 생산능력을 기존 연 120톤에서 360톤으로 확대했다. 기존 율촌과 아산으로 이원화돼 있던 CNT 설비도 율촌으로 일원화하고 있다.

CNT는 철보다 100배 강한 인장강도와 구리보다 1000배 높은 전기전도성을 갖춘 고기능 소재로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 후계 수업 중인 박준경 승계율 48%...개인 최대주주 박철완 '조카의 난' 해소는 과제

박찬구 회장은 올해로 77세 고령이라 장남 박준경 사장으로의 승계율을 높이는 것은 과제다. 현재 박 사장 승계율은 48%다. 장녀 박주형 부사장은 7.1%다. 10년간 박 부사장은 승계율이 2.6%포인트 높아졌다.

오너 일가들은 금호석유화학 지분만 보유했다. 계열사들은 금호석유화학이 거느리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박 회장이 7.71%, 박 사장이 8.25%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7%다. 하지만 이중 9.82%가 박 회장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보유하고 있다.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 지분을 제외하면 박 회장 우호지분은 10%대 후반대로 떨어져 지배구조가 안정적이지 못 하다.

지분가치는 박 사장이 2624억 원(10일 종가 기준)으로 10여년 간 26% 늘었다. 박 회장은 2452억 원, 박 부사장은 388억 원이다.

박 회장 일가는 지난 10년간 금호석유화학 지분율을 높여왔다. 박 회장은 10년간 1.02%포인트, 박 사장은 1.08%포인트, 박 부사장은 0.56%포인트 높아졌다.

박 전 상무와의 분쟁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카의 난'으로 불리는 분쟁은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박 전 상무가 배당 확대와 이사회 교체,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내놓으면서 촉발됐다. 당시 사내이사 재선임에 나섰지만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박 회장 일가는 이후 박 전 상무를 특수관계인에서 제외하면서 양측의 법적 분쟁이 발발했다. 박 전 상무는 2022년과 2024년에도 주주권 행사와 법적 대응 등을 통해 경영 참여를 다시 시도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지난 9월에는 박 전 상무가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에 공식적으로 반대하면서 분쟁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EB 발행이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이사회 결정을 비판하며 경영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박준경 사장은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업수업을 시작했다. 2010년 8월 금호석유화학 해외영업팀에 합류했고 이후 수지영업 담당 상무와 전무를 지냈다. 2021년 6월 그룹 핵심 조직인 영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2년 7월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처음으로 이사회에 진입했다. 같은 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3년 5월에는 금호피앤비화학 등기이사까지 맡으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박찬구 회장은 조카의 난 여파로 2021년 5월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가 2023년 11월 2년 5개월 만에 복귀했다. 박 회장의 복귀 배경으로는 현재 진행형인 박 전 상무와의 경영권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임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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