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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에 사는 박 모(여)씨는 CJ대한통운으로 보낸 택배를 기사가 배송지가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는 바람에 수 일이 지나도록 받지 못했다. 배송지 주소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기사가 엉뚱한 곳으로 보낸 탓이다. 박 씨는 택배기사에게 항의하자 해당 지역 담당자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고 고객센터에서는 기다려 보라는 말 뿐이었다고. 박 씨는 "기한 내 물건을 보내야 하는데 해결이 안 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서울에 사는 김 모(여)씨는 옷가지를 싸서 집으로 보내며 한진택배를 이용했다. 그러나 집에 도착한 택배상자가 누렇게 변색됐고 얼룩덜룩 오염된 상태였다. 한 쪽면은 터지지 않게 테이프로 칭칭 감겨있기까지 했다. 열어보니 여러 옷이 오염됐고 그 중 아끼던 청재킷도 물이 빠져 입을 수 없는 상태였다. 한진택배 고객센터에서는 '영수증'이 있어야 보상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김 씨는 "배송 중 문제가 생겼으면 알렸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4년 전 구매한 옷 영수증을 어디서 찾으란 말인가"라고 답답해했다.
# 전북 익산에 사는 박 모(여)씨는 롯데글로벌로지스 택배 방문 접수를 통해 이삿짐 두 박스를 맡겼으나 엉뚱한 곳으로 배송돼 분통을 터트렸다. 하필이면 물건을 기부받는 곳에 배송돼 일부밖에 찾지 못했다고. 박 씨는 "택배사 측에 해결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연락주겠다'는 말뿐이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올 상반기 택배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배송 지연과 분실(36.5%)에 가장 많은 민원을 제기했다. 배송기사의 불친절 등 서비스 민원도 34.3%에 달해 개선이 시급했다.
국내 주요 택배사 6곳을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제기된 민원을 조사한 결과 CJ대한통운의 민원 점유율이 45.8%로 가장 높았다. 경동택배가 14.9%로 뒤를 이었고 한진은 13.6%,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2.3%를 기록했다. 로젠택배(9.2%)와 우체국소포(3.9%)는 10% 미만의 민원 점유율을 보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상반기 17.8%의 민원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5.5%포인트 낮췄다. 경동택배다는 지난해 기준 매출 487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작지만 민원 점유율은 14.9%를 차지해 개선이 필요했다.
로젠택배와 우체국소포는 각각 점유율 9.2%, 3.9%로 규모와 비슷한 수준으로 민원이 발생했다.

택배 민원 중 주를 이룬 것은 지연·분실로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이어 ▷서비스(34.3%) ▷파손(13.6%) ▷오배송(7.4%) ▷고객센터(3.9%) ▷배상(3.9%) 순으로 집계됐다.
지연·분실은 수 일이 지나도 배송이 안돼 소비자가 확인하면 물류센터나 배송 중 분실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수하인 자택이 아닌 엉뚱한 곳에 오배송돼 택배가 분실되는 경우도 잦았다. 택배 배송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았으나 배송 장소에선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또 평균 3~5일 내에 배송이 완료된다고 안내받았으나 일주일 넘게 지연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경우 택배 지연을 사전에 고지 하거나 사전에 마땅한 사유를 안내하지 않아 민원을 더 키웠다.
서비스 관련 민원도 34.3%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택배 수령 장소를 집 앞으로 지정했음에도 아파트 1층이나 계단에 배송을 완료해 소비자들의 민원을 사는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산간지역의 경우 시내까지만 배송하는 등 행태로 소비자 원성을 샀다. 또 일부 배송 기사가 전화나 문자 등을 통해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는 민원도 있었다.

이 밖에 제기된 민원 유형은 ▶오배송 7.4% ▶고객센터 3.9% ▶배상 3.9% 등이다.
오배송의 경우 송하인이 엉뚱한 주소로 배송하거나 수하인이 잘못 주소를 기입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배송기사가 운송장에 적힌 주소를 잘못 인지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 경우 택배사 고객센터로 도움을 요청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택배사 답변이 지연되거나 연락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