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51%로 가장 높고 광동제약 30%, GC녹십자 25.8%로 평균보다 높다. 대웅제약, 동국제약은 담보대출이 없다.
19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10대 제약사 중 8곳을 조사한 결과 지분을 보유한 오너 일가는 95명이고 이 중 22명(23.2%)이 지분을 담보로 대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일가 지분이 없는 유한양행과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HK이노엔은 제외했다.
오너 일가들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총 2조2667억 원(17일 종가 기준)이고 담보잡힌 주식가치는 5804억 원으로 전체의 25.6%다.
10대 제약사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한미약품으로 51.1%다. 이어 광동제약 30%, GC녹십자 25.8%, 종근당 11.9% 순이다. 보령과 JW중외제약은 7%대다. 대웅제약과 동국제약은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이 없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4000억 원 이상의 주식을 매각해 만기가 도래하는 주식담보대출을 일부 상환했다.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등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잡고 있는 오너 일가의 지분가치는 4867억 원이고 이 중 담보 잡힌 주식 가치는 2870억 원이다. 주식담보비율은 무려 59%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잠실세무서에 상속세 납세담보로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각각 3.4%, 1.6%씩 담보로 맡겼다. 송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3.8%, 임 부회장은 9.2%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해 OCI와 합병을 문제로 의견이 갈리면서 합병에 찬성하는 송 회장과 임 부회장,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로 나눠져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그 과정에서 형제들이 특수관계인을 해소하면서 별도로 공시하고 있다.
임종훈 전 대표 측의 지분가치는 3971억 원으로 담보잡힌 주식가치는 1645억 원, 주식담보대출 비중은 41.4%다.
광동제약은 최성원 회장과 그의 부인 손현주 씨의 지분이 담보로 잡혀있다. 오너 일가 지분가치 300억 원 중 30%인 90억 원이 담보잡힌 주식이다.
최 회장 지분가치 209억 원 중 36.2%인 76억, 손 씨 지분가치 15억 원 중 14억 원이 담보로 잡혀있다.
GC그룹은 오너 일가 보유 지분가치 2739억 원 중 담보로 잡혀있는 주식가치가 708억 원이다. 주식담보대출 비중은 25.9%다.
허일섭 GC 회장은 보유 지분가치 1134억 원 중 71억 원어치 지분이 담보로 잡혀있다. 주식담보대출 비중은 6.3%다.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대표는 320억 원 중 담보잡힌 주식가치가 128억 원으로 주식담보비율은 40%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33.2%다.
허 회장의 조카 허서희 씨는 유일하게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100% 이상이다.
허서희 씨는 허 회장 조카 허서연, 허정미 씨와 공동담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허서희 씨가 담보로 잡힌 지분 가치는 142억 원인데 실제 대출금액은 5억 원이다. 허서연 씨는 94억 원어치 주식을 담보로 43억 원, 허정미 씨는 10억 원억치 주식을 담보로 70억 원을 대출 받았다. 허서희 씨가 허정미 씨 보증을 선 셈이다.
종근당은 이장한 회장 장남 이주원 이사의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32%다. 보유 주식가치는 328억 원인데 담보잡힌 주식은 105억 원 규모다.
장녀 이주경 이사의 주식담보대출 비중은 34.4%다. 차녀 이주아 씨는 57%로 절반 이상의 주식이 담보로 잡혀있다. 이장한 회장은 보유 주식가치가 1959억 원인데 담보잡힌 지분은 없다.
이주원 이사 등 종근당 3세들은 종근당홀딩스 지분 매입을 위해 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원 이사는 종근당홀딩스 지분 2.89%를 지니고 있는데 2020년 말 대비 0.54% 높아졌다. 이 이사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벨에스엠은 지난해 말부터 지분 매입을 시작했고 지분율을 0.02%에서 0.25%로 확대했다.
이주경 이사와 이주아 씨도 같은기간 지분율이 0.51%포인트, 0.58%포인트 높아졌다. 현재 이주경 이사는 2.55%, 이주아 씨는 2.59%를 보유했다.
JW그룹 이경하 회장의 장남 이기환 JW중외제약 매니저와 보령 김은선 회장의 장남 김정균 대표는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70% 이상이다.
주식담보대출은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아래로 떨어지면 금융권의 반대매매로 소액 주주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최대주주 변경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