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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5년간 편입한 해외 계열사 10곳 중 4곳이 전장·배터리...가전은 HVAC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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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5년간 편입한 해외 계열사 10곳 중 4곳이 전장·배터리...가전은 HVAC에 집중
  • 선다혜 기자 a40662@csnews.co.kr
  • 승인 2025.10.28 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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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그룹들이 해외 계열사 편입을 통해 미래 비전 실현과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기업을 신설·인수한 대신 사업성이 떨어지는 회사는 과감히 정리했다. 2020년대 들어 신규 편입하거나 제외한 해외 계열사 면면을 통해 대기업 그룹의 글로벌 확장 전략 및 사업 구조조정 흐름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LG그룹이 2020년 이후 편입한 해외 계열사 10곳 중 4곳 이상이 전장과 이차전지 업종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차를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LG그룹이 해외 계열사 편입을 통해 전장-배터리 투트랙 전략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2020년부터 2025년 4월 말까지 5년간 LG그룹 해외 계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편입은 총 83개, 제외는 74개로 집계됐다.

발전 프로젝트, 건설, 금융 등 단기간의 사업 영위를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을 제외하면 편입은 69곳, 제외는 52곳이었다.

해외 계열사 편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전장 17개(24.6%), 이차전지 13개(18.8%), 전자 10개(14.4%), 석유화학 9개(13%) 등이다. 전장과 이차전지가 43.4%에 이른다.

이 가운 전장과 전자 업종을 영위하는 해외 계열사는 모두 LG전자(대표 조주완)가 편입했다. 이차전지는 LG에너지솔루션(대표 김동명)이 모두 편입했다.

LG전자는 5년여 동안 전장 사업 17개, 전자 10개,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3개 등 총 39개를 편입했다.

2023년 7월 LG전자는 2030년까지 전장 사업 매출을 20조 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장 매출은 2022년 8조6360억 원, 2023년 10조1476억 원, 2024년 10조6205억 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성장에 가속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구동모터와 인버터, 전력분배모듈 등 전기차 구동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개발한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설립 이후 LG전자는 멕시코, 중국, 미국 등에 전기차 파워트레인 현지 생산법인을 늘렸다. 최근에는 헝가리에도 생산법인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전자는 2022년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밸럼 테크놀로지스(CYBELLUM TECHNOLOGIES LTD)를 인수했다.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차량 내부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해킹 위험을 사전에 진단하는 ‘자동차용 사이버보안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곳이다.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ECU)와 통신망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리스크를 자동으로 탐지해 제조사와 부품사가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LG전자는 단순히 전기차 부품을 생산·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완성차의 전장 시스템 전반을 통합하는 ‘토털 전장 기업’으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전기차 구동을 위한 핵심 하드웨어뿐 아니라 차량 내부 통신·보안·인포테인먼트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완성차 제조사가 필요로 하는 전장 밸류체인을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구조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전장에 이어 냉난방·공조(HVAC) 사업 강화를 위해서도 해외 계열사를 대거 편입했다. 전장에 이어 두 번째로 편입 계열사 수가 많은 업종은 전자 업종인데 10곳 중 7곳이 HVAC 사업을 한다.

최근 탄소중립 기조와 에너지 고효율 트렌드에 따라 냉난방·공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 5년간 공조기기 생산 전문 자회사인 에이스냉동공조(ACE R&A)의 해외 법인을 이집트, 폴란드, 미국 등 주요 거점 지역 3곳에 신설하며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확대했다.

시스템에어컨과 히트펌프, 냉난방기 등 상업·빌딩용 공조 시스템을 설계·시공하는 하이엠솔루텍의 해외 법인을 이집트, 폴란드, 멕시코, 브라질 등에 설립해 설치·시공 역량도 강화했다.

LG전자는 하이엠솔루텍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공·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에이스냉동공조를 통해 유럽·미국·인도 등 핵심 시장에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단순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생산부터 시공·서비스·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공조 사업 일원화 체계 구축을 위한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15개의 해외 법인을 편입했다. LG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 중 13개의 해외 계열사가 이차전지 사업을 영위한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생산 및 공급망 강화를 위해 해외 계열사를 편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6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분리막 제조를 위해 일본 토레이와 합작해 LG Toray Hungary Battery Separator를 세웠다. 2023년 1월에는 전기차용 배터리 셀·팩 생산을 위해 미국 혼다와 합작해 L-H Battery Company을 설립했다.

또 2023년 ESS 전문 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출범시켜 ESS 공급뿐 아니라 사업 기획·설계·설치·유지보수 등 ESS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 역량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대만 법인(LG Energy Solution Taiwan), 인도 법인(LG Energy Solution India), 유럽 법인(LG Energy Solution Europe GmbH) 등 주요 거점에도 판매·유통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영업망을 확장했다.

이들 거점은 단순한 수출 창구를 넘어 완성차용·ESS용·가정·산업용 등 다양한 배터리 제품을 현지 고객에게 직접 공급하는 통합 영업 허브로 기능한다.

각 지역 법인은 계약 체결부터 물류·설치·운영·A/S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현지에서 관리하며 시장별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LG화학(대표 신학철)은 석유화학 관련 해외 계열사 8개와 첨단소재 2개, 제약·바이오 1개 등 총 11개를 편입했다. LG생활건강(대표 이정애)은 사업 확장을 위해 화장품 관련 해외 계열사 4개를 편입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고 투자해 LG의 대표적인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고 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미래 분야에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미래 성장 기반을 견고히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5년여 간 해외 계열사 52개를 정리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25개가 청산됐다. 지분 매각 17개, 합병 6개 등이다. 업종별로 보면 전자 관련 계열사가 21개로 가장 많다.

LG전자가 미래 사업으로 떠오른 냉난방·공조 부문을 확대하는 대신 성숙기에 접어든 전통 가전 사업은 정리하며 사업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020년 중국 톈진·쿤산·선양 등 3곳의 PC 공장 문을 닫았다. 2021년에는 TV 등 생활가전 멕시코 현지 생산·서비스 법인 4곳을 합병·청산했으며, 2023년에는 멕시칼리 TV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 기능을 레이노사 법인으로 통합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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