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1년여 앞둔 엄 대표는 올해 IT 인프라 확충을 통한 전산장애 문제를 해결하고 발행어음·퇴직연금 등 자산관리(WM) 사업 확장 등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1조1150억 원으로 전년보다 33.5% 증가했다. 키움증권이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보다 35.5% 증가한 1조4882억 원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으며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8.1%로 전년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2023년 영풍제지 대규모 미수 채권 발행 사태의 여파로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13.1% 감소한 4407억 원에 그쳤다.
하지만 엄 대표 임기 첫 해인 2024년 순이익 8349억 원을 기록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뒤 지난해 순이익 1조 원 돌파에 성공했다.

이와 같은 실적 확대에는 국내·외 증시 호황에 따른 우호적인 업황 속에 엄 대표의 기업금융(IB) 강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8866억 원으로 전년보다 24.4% 증가했다.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39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3% 늘었으며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도 3205억 원으로 53.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말 국내주식 시장거래대금이 45조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배 이상 커진 가운데 해외주식 투자도 증가세도 이어진 영향이다.
IB 수수료 역시 전년보다 32.3% 증가한 277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구조화·PF 관련 수익이 2086억 원으로 31.3% 증가했다.
취임 후 IB조직을 기업금융부문으로 격상하고 부동산 PF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화금융본부도 구조화금융부문으로 승격시키는 등 IB 부문 강화가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엄 대표는 올해 주요 목표로 IT 경쟁력 확보, 자산관리 부문 강화를 통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엄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 시스템 안정성, 정보보안, 서비스 아키텍쳐 전방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자"며 "새롭게 시작하는 발행어음, 퇴직연금 사업 부분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고객가치에 기반한 본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IT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4월 초 HTS와 MTS에서 발생한 주문 체결 지연 오류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로 인해 민원건수가 2024년 19건에서 지난해 1만2072건으로 폭증했다.
또한 증권업계에 주요한 화두로 떠오른 AX(인공지능 전환) 가속화를 위해서도 IT 관련 투자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IT 분야 300억 원을 추가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450억 원, 내년에는 5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고객 및 주문량 증가에 따라 확장이 가능한 아키텍처가 적용된 신규 원장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8월 신설한 자산관리CX혁신팀을 통해 AI 자산관리와 디지털 고객 경험 혁신에 나설 방침이다.
WM 부문 사업 확대도 올해 주요한 과제 중 하나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증권사 중 다섯 번째로 발행어음 인가를 취득하며 발행어음 시장에 진입했다. 상품 출시 후 2개월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수신잔고 7800억 원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라는 것이 키움증권 측의 설명이다.
올해는 3분기 중 퇴직연금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미 14개 증권사가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키움증권은 온라인 완결형 비대면 연금 서비스를 구축하고 실물이전을 위한 상품 라인업 및 경쟁력 있는 수수료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키움증권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WM부문 소속 자산관리본부를 자산관리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를 통해 상반기 중 퇴직연금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인고객 발행어음 판매액 1조 원 돌파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엄 대표는 1968년생으로 서울 시흥고와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졸업 후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투자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3년 대우증권에서 증권업 커리어를 시작한 후 2007년 키움증권에 합류해 투자운용본부장·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철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