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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봉 레고 포장 멋대로 뜯어놓고 배송비까지 독박…'크림', 상품가치 훼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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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봉 레고 포장 멋대로 뜯어놓고 배송비까지 독박…'크림', 상품가치 훼손 논란
  • 이예원 기자 wonly@csnews.co.kr
  • 승인 2026.06.17 0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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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셀 플랫폼 '크림(KREAM)'에서 미개봉 수집품을 검수하는 과정에서 개봉하는 바람에 상품 가치가 하락했다고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했다.

크림 측은 검수 센터에서 많은 물량을 다루다 보니 개봉 시마다 개별 연락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신 센터 과실로 판단될 경우 미개봉 거래가로 상품을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에 사는 진 모(남)씨는 몇 해 전 레고 매장에서 구매한 상품을 미개봉 상태로 갖고 있다가 올해 5월 리셀 플랫폼 '크림'을 통해 판매하려고 맡겼다. 2019년 20달러(약 3만314원)에 발매된 디즈니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컬래보 상품으로 현재 크림에서는 미개봉 기준 4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검수 과정에서 발생했다. 크림 측에서 미개봉 레고 상자 씰링을 개봉하면서 상품 가치가 하락한 것. 진 씨는 품질 검수 과정에서 상품을 개봉하겠다는 고지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판매 의사를 철회하자 선불택배비 2500원에 이어 반송 택배비 25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 진 씨는 "이미 개봉돼 판매가 안 될 수도 있어 우려가 크다"며 "착불로 택배를 보낸 것도 황당한데 크림에서는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크림 검수 기준이 서로 다른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크림 홈페이지 갈무리
▲크림 검수 기준이 서로 다른 안내를 하고 있다. 사진=크림 홈페이지 갈무리

크림은 홈페이지 검수 기준에 '개봉 시 가치가 하락하는 상품은 내용물을 검수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놓고 정작 품목별 안내 페이지에는 이와 상반되는 내용을 기재하고 있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크림은 검수 기준으로 '실링/밀봉 패키지 개봉 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는 상품의 경우 내용물은 검수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뷰티·컬렉터블·캠핑·가구/리빙' 검수 기준 안내 페이지에는 '미개봉 시 제품의 구성 여부 식별이 어려운 상품의 경우 상품을 개봉할 수 있습니다'라는 상반되는 단서가 붙어 소비자 입장에선 명확한 기준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컬렉터블(수집 가치가 있는) 상품인 레고를 비롯해 피규어, 한정판 굿즈 등은 △상품 자체뿐 아니라 △포장 상태 △실링·택 여부 △상자 훼손 정도가 가격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로 꼽힌다. 특히 개봉 시 가치가 급락한다는 특성이 있어 리셀 시장에서는 '미개봉' 상태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작용한다.

크림에서는 이용약관에 '검수 센터 과실로 인한 검수 실책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는 현행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본 약관에 따른 책임을 부담한다'고 고시하고 있다.

본 약관에 따르면 크림은 검수 센터의 판정 오류나 배송 과정상 손해가 회사 측 귀책사유로 발생한 경우 책임을 부담한다. 단 손해배상 범위는 회사가 별도로 정한 정책이 없는 한 상품 구매 가격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개봉 시 가치가 급락하는 미개봉 상품을 검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개봉했을 경우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크림은 구체적인 사례로 검수 과정에서의 보상 체계를 공개할 경우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크림이 제공 중인 이용 약관 및 고객센터는 '자주 묻는 질문'과 '검수 기준'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내용이 방대하고 깨알 같아 필요한 부분을 찾기 쉽지 않을뿐더러 기준이 서로 상충하기도 한다. 경쟁사인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옛 당근마켓)'에서 가이드라인을 사례별로 제시하고 'AI 검색 및 요약 기능'으로 관련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과 비교하면 아쉽다는 평가다.

크림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상담원은 "홈페이지 내에서 안내하고 있는 검수 기준은 여러 항목에 대한 내용을 일시에 전달하다 보니 규정이 충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링이나 밀봉이 있는 패키지는 개봉 시 가치 하락을 염려하여 기본적으로 개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내용을 토대로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내용을 토대로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크림은 검수부터 거래 체결, 결제,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플랫폼이 관리함으로써 개인 간 중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고 거래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한다.

크림은 서울 송파구에 약 3000평 규모로 첨단 자동화 물류 설비를 갖춘 검수 센터를 운영 중이다. 전문 검수와 물류 등 2개 유닛으로 구성된 해당 센터에는 CT 촬영 장비가 갖춰져 있다. 따라서 크림은 밀봉 상태에서도 내부 구성품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링이 유지된 상품을 별도로 개봉하지 않는다는 기조다. 다만 CT 촬영 결과 내부 구성품이 상이하거나 가품 정황 등이 확인되는 경우 사실 확인을 위해 개봉 검수를 진행할 수도 있다.

크림 관계자는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는 검수 기준은 특정 상품군이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 및 유형을 포괄적으로 안내하고 있는 내용이라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개봉 상품 개봉 건에 대해서는 "CT 촬영 장비를 활용하기 때문에 실링이 유지된 상품을 별도로 개봉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당사 귀책으로 상품이 훼손되거나 실링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할 때는 회사에서 상품을 판매자가 설정한 금액으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희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개봉 시 가치가 떨어지는 상품을 개봉할 때는 반드시 소비자 동의를 구해야 한다"며 "만약 가품 정황이 의심되는 상황이더라도 동의를 구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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