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국제유가가 몇 년간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르면서 결국에는 소비가 줄고 생산이 늘어날 것이란 의견들이 제시됐지만 최근에는 많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가 상승의 가장 큰 이유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속하지 않은 러시아, 멕시코, 노르웨이 등과 같은 산유국들의 생산이 정체되거나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산유국에서는 매장량 고갈이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노르웨이의 경우 2001년 생산량이 최대에 달한 이후 25% 감소했고 영국의 생산량도 8년간 43% 줄었다.
그러나 많은 비(非)OPEC 산유국에서 생산량이 늘지 않는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지난 30년간 원유 생산 증대의 주요 원천이 되면서 세계 석유공급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비 OPEC 산유국들은 OPEC과는 달리 고유가를 유지하기 위해 생산을 규제하고 있다. 또한 시추비용의 증가와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자원 민족주의 정책의 부상 등도 이들 산유국의 석유 생산 증대를 막아 비 OPEC 산유국의 석유 생산은 하루 5천만배럴에서 정체돼 있다.
아직 개발하지 않은 유전이 많은 러시아의 경우, 현재 원유 생산량이 하루 1천만배럴로 1996년의 600만배럴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최근에는 석유 생산을 크게 늘리는 시절은 지났다면서 생산량을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OPEC의 생산 증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능력을 하루 1천250만배럴로 늘리는 500억달러 규모의 계획을 마무리해가고 있지만 이 이상으로 생산을 더 늘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최근 시사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1천500만배럴 생산도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CIBC 월드 마켓츠의 제프 루빈은 석유 생산 부족 전망을 들어 유가가 2012년에 배럴당 20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석유 생산은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소비도 줄지 않고 있다.
IEA에 따르면 석유소비는 중국과 인도, 중동 등의 수요 증가로 올해 하루 120만배럴 늘어난 8천72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향후 20년간 석유 수요는 35% 늘어나고 개발도상국의 소비가 선진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페이스 비롤은 "정상적인 경제 논리와 석유의 역사로 보면 고유가는 석유 생산을 늘리고 수요를 줄이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가 급등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져 28일 미국의 휘발유 평균 소비자가는 갤런당 3.60달러에 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여름 여행철에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4년 안에 휘발유가가 갤런당 7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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