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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내 인생은 소나기가 잦은 장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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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내 인생은 소나기가 잦은 장마였다"
  • 스포츠연예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4.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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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공연을 마치고 막 '날아왔다'는 김장훈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300회 투어 중 2개월간 7개 도시를 돌며 21회 공연, 수차례 서해안 봉사활동, 새 싱글 녹음까지 했으니 이 정도면 꽤 잘 버티는 셈이다.
26~27일 제주에서는 이번 투어 동안 처음 위기가 찾아왔다고 한다.
"공연 전 이틀간 한 시간밖에 못잤어요. 공황증이 오면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안되거든요. 꽃씨가 날리고 황사가 올 때는 더 심하죠. 와~ 그런데 제주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제주 공연이 무척 성공적이었다는 뿌듯함에 찌푸렸던 미간이 확 펴진다. 그를 향해 환호하는 관객이 보약인 셈.
김장훈과 야외에서 차를 한잔 마시는 동안에도 지나가던 여성 팬들이 달려와 "얼마 전 공연을 봤다"며 사인을 요청한다. "갈등 구조가 없는 삶을 꿈꾼다"는 그답게 시원스레 한마디 던진다.

   "사진도 찍어도 돼요. 껄껄."
최근 그는 여러 음악인들과 다양한 장르 실험을 하는 마에스트로 프로젝트 2탄으로 싸이가 작곡한 '소나기'를 디지털 싱글로 발표했다.

  
--17년간 노래했는데 지금도 공연 얘기만 나오면 화색이 도네요.

   ▲이렇게 오래 살지, 이렇게 오래 노래할지 몰랐어요. 1991년 데뷔 후 무명이 7년, 그래도 10년은 제대로 했으니까요. 가끔씩 미쳐버리는 저를 보면서 결국 떠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람들도 절 불안해 했고…. 2003년 초 미국에 갔는데 LA의 클럽 드래곤 플라이에서 오디션 보고 밴드를 결성해 일하려 했어요. 공황증이 아니었다면 돌아오지 않았을 겁니다.

   --두 번째 마에스트로는 싸이인 데다, 발라드 곡이어서 의외인데요.

   ▲군입대 전이던 싸이의 집 작업실에서 딱 듣고 '아! 내 노래'란 느낌이 왔어요. 데모곡을 들려주는데 싸이가 '어때?'라고 묻길래 대답 대신 '소주 있냐?'하고 되물었죠. 팩 소주 세 개를 연거푸 마시고 계속 '한 번만 더 듣자, 한 번만 더 듣자'고 했어요. 가만히 듣다 보니 (입대 문제로 마음 고생을 하던) 싸이를 비롯해 누구나 공감할 얘기더군요.
--'나와 같다면'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기존 히트곡과 맥을 같이 하는데요.

   ▲남녀간의 노래 그만하고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 같은 남녀노소 즐길 국민가요를 내고 싶었어요. '소나기'에 '또 내일이 있잖아, 오늘 하루만 소나기'란 가사가 있는데 제 가치관과 잘 맞아떨어져요. 제 인생 자체가 소나기, 아니 아예 장마거든요. 전 간헐적으로 비치는 햇살에 대한 기대치로 살죠.

   --인생에서 소나기보다 거센 태풍급 일들도 있었나요.

   ▲공황증, 가출, 자살 시도, 뭐 많지만…. (망설이다가)1998년 작은누나의 아이인 어린 조카가 세상을 떠난 순간이 가장 힘들었죠. 몸이 찢어지는 고통이었어요. 얼마 전에도 조카 얼굴이 떠올랐는데 '우리 누나 속은 어떨까'란 생각에 가슴이 아렸죠.

   --가창력 논란이 인 적도 있는데 당신에게 노래는 어떤 의미인가요.

   ▲노래가 있어 저를 학대하고 사랑하죠. 노래 때문에 관객을 만나는 운명이 됐잖아요. 사람들이 그만하라면 그만둬야 하는 서글픔이 있지만 또 그때 그만두는 게 편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딴따라'는 가장 서글프면서도 편한 직업이에요. 공연장에 관객이 안 오면 그땐 주저 없이 무대에서 내려올 겁니다.

   --디지털 싱글을 한 곡씩 낸 후 음반으로 발매하는 방식은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느낌인데요.

   ▲새 정규 음반은 10집인 만큼 '마스터피스(Masterpiece)'란 타이틀로 좀 특별하게 만들려고요. 트로트, 발라드, 힙합, 록, 클래식 등 마에스트로 프로젝트 싱글 곡을 한 장의 CD에 담고, 그간의 히트곡 원곡을 다른 CD, 유럽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버전을 또 다른 CD에 담아 총 석 장으로 구성할 겁니다. 이 오케스트라와 협연 공연도 할 계획입니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난 서해안 지역 페스티벌 준비는 잘 되고 있나.

   ▲7월12~13일 서해안 경기 활성화를 위한 페스티벌을 펼칠 예정이에요. 봉사대원들과 작업했던 섬에서 작은 규모로 한 차례 하고, 대천항 등지에서 규모 있는 공연을 연다는 계획입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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