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학교폭력·성폭력예방과 치유를 위한 대구시민사회공동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20일쯤 대구 달서구 A초교에서 6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한 상급생들이 음란물 내용을 모방, 3∼5학년 남학생들에게 성기를 만지게 하는 등 음란 행위를 강요했다.
이들은 하급생에게 음란 동영상을 억지로 보여주고 동성 간 성행위 등을 강요한 뒤 이를 거부하면 폭행하고 집단으로 따돌렸다.
성폭행 피해자 중 일부는 가해 학생들과 함께 다른 남여학생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하는데 가담, 성폭력이 또 다른 성폭력을 부르는 ‘악순환’을 불러왔다. 이 학교 학생들은 또 지난 21일 중학교 1학년생인 동네 선배와 함께 여자 초등학생 3명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책위는 성폭력에 연관된 학생 수를 밝히는 것은 거부했으나 올해 2월 A초교 자체 조사에서 음란 행위를 한 학생들이 40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학생들은 대부분 맞벌이 부모 가정 출신으로 부모들이 집에 없는 시간에 인터넷과 케이블 방송 등에서 음란물을 본 뒤 이를 모방해 성폭력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이런 학생들에게 위인전을 읽히는 ‘독서교육’을 시키고 학교 방송으로 전교생에게 성교육을 하는 등의 조치만 취해 학교의 대처가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은 또 최초로 성폭력 사실이 드러난 지 약 4개월 뒤인 지난 2월 말에야 교육청에 해당 사실을 통보해 사건을 숨기려다가 ‘늑장 보고’를 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구시교육청은 “사건이 발생한 학교 관계자와 피해학생, 가해학생 등을 상대로 진상파악을 하고 학교 측의 자체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 조만간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초등생 6명과 중학생 6명 등 가해학생 12명 가운데 초등생 3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성폭행 및 성추행 등의 범행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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