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30일 뉴질랜드 국립 테 파파 박물관에서 실시된 측정 및 해부작업에서 대왕 오징어의 눈은 눈동자 직경이 27cm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들의 눈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해부작업에 참가한 무척추 동물 시력 전문가인 스웨덴 룬트 대학의 에릭 워런트 교수와 댄 닐슨 교수는 대왕 오징어의 눈을 측정하고 난 뒤 "역사에 기록된 눈 가운데 지구상에서 가장 큰 눈"이라며 "만일 오징어가 살아 있었다면 눈동자의 크기가 40cm까지 커져 비치볼 만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트 교수는 "눈이 그처럼 크다는 것은 대왕 오징어가 그 만큼 시력을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면서 "오렌지만한 커다란 수정체는 해면에서 1천m 이상 들어가는 남극해의 캄캄한 바다 속에서도 사냥감들을 식별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빛을 포착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작업을 주도한 뉴질랜드 AUT 대학 해양 생물학자인 스티브 오셰어 박사도 "대왕 오징어의 눈동자가 식탁에 오르는 접시보다 더 크다"면서 "정말 수정체는 경이로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그 정도 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왕 오징어들이 바다 속에서 뛰어난 시력을 가진 약탈자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한 쪽 눈은 많은 손상을 입어 보존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측정 및 해부작업에서는 그 동안 10m로 알려졌던 무게 495kg의 대왕 오징어의 길이가 불과 4.2m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동안 지금까지 붙잡힌 대왕 오징어 중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무게만 많이 나갔지 크기는 중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지난 2003년 붙잡힌 무게 195kg 짜리 대왕 오징어도 길이가 6m나 됐던 사실을 감안하면 이 대왕 오징어는 그야말로 거대한 땅딸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이에 대해 테 파파 박물관의 크리스 폴린 프로젝트 담당관은 "어부들이 처음 잡았을 때 보았던 기다란 두 개 다리의 길이가 죽은 뒤 놀라울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징어는 신축성이 뛰어난 동물이기 때문에 신체적 특징이 상당히 많이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셰어 박사는 이날 해부된 대왕 오징어는 아직도 자라는 단계에 있으며 다 자라면 무게가 750kg까지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왕 오징어는 측정 및 해부 작업이 끝나는 대로 7천 리터의 포르말린 용액에 넣어져 원래 모습으로 복원된 뒤 금년 말부터는 대형 수조로 옮겨져 테 파파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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