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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램퍼드의 '눈물 젖은 골'..."어머니~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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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램퍼드의 '눈물 젖은 골'..."어머니~엄마"
  • 스포츠 연예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5.0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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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첼시와 리버풀 간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열릴 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리지.

   1차전에 이어 다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으로 이어진 경기에서 전반 8분 첼시의 미하엘 발라크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지난달 26일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2-1 승)에서도 결승 페널티킥골을 넣었던 발라크지만 이날 키커로 나선 것은 미드필더 프랭크 램퍼드였다.

   램퍼드는 긴장한 듯 입술에 침을 한 번 바른 뒤 천천히 달려가 차분하게 오른발로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아 넣었다. 리버풀 골키퍼 호세 레이나는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골을 확인한 순간 램퍼드는 왼쪽 코너 쪽으로 달려가며 왼팔에 차고 있던 검정 완장을 빼내 입을 맞췄다. 그는 구석에 가서 무릎을 꿇고 엎드린 채 완장에 입을 대고 한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램퍼드 쪽으로 달려온 동료는 차례로 램퍼드를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립박수를 보내는 홈 관중석에 역시 축구 선수 출신인 램퍼드의 아버지 프랭크 램퍼드 시니어도 있었다. 그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아들의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동료와 함께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려는 램퍼드의 눈은 젖어 있었다. 그는 두 손을 뻗어 하늘을 가리켰다. 이어 그의 손끝은 관중석의 아버지를 향했다.

   선제골과 결승골까지 터트린 디디에 드로그바의 활약보다 더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램퍼드는 사실 이날 경기를 뛰는 것이 불투명했다.

   그는 일주 전인 지난달 24일 모친상을 당했다.

   램퍼드의 어머니 패트 램퍼드는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58세의 나이로 끝내 숨을 거뒀다. 골 세리머니는 그의 어머니를 위한 것이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2경기에 출전해 10골7도움을 올린 첼시의 주축 선수 램퍼드는 이후 맨유전에 나서지 못했다. 이번 리버풀전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출전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선발 출전해 연장 후반 14분까지 119분을 뛰었다.

   맨유전에서 발라크의 선제골 때 램퍼드의 등번호 '8'과 고인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 상의를 펼쳐보였던 첼시 선수들은 램퍼드의 활약에 힘을 받아 3-2 승리를 거두고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아브람 그랜트 첼시 감독은 경기 후 "그는 매우 훌륭한 선수"라면서 "그는 어머니와 아주 각별했다. 최근의 일로 힘들었을 텐데 출전 결정은 그가 했고 아주 잘 뛰어줬다"며 모친상을 딛고 팀에 합류해 힘이 되어준 램퍼드에게 찬사를 보냈다.

   첼시의 결승행 주역인 드로그바도 "아주 특별한 페널티킥이었다. 오직 램퍼드만이 그렇게 찰 수 있었다. 어려운 순간이었지만 램퍼드는 그의 뒤에 팀 전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진한 동료애를 드러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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